아이언맨 수트는 얼마에 살 수 있을까? 대중문화 속 인문학 시리즈 2
박병률 지음 / 애플북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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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공부를 해도 전달해주는 교육자에 따라, 교재에 따라 그리고 교육방법에 따라 즐겁기도 하고 시험당락 혹은 점수취득만 아니면 두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학문도 있다. 경제학은 그나마 일상에 밀접한 부분인 '돈'을 다루기 때문에 사는 동안 아무리 싫어도 멀리 둘 수 없는 실용학문이기도 하다. 이렇게 필수적인 학문을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언맨 수트는 얼마에 살 수 있을까?]의 저자 박병률 경향신문 경제부 기자는 말한다.


이 책은 중.고등학생도 쉽게 볼 수 있도록 하려고 애썼다. 이제 막 경제를 시작하려는 사회 초년생, 예비 직장인, 주부에게도 유용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프롤로그 중에서-


교과서에서 배웠던 내용, 용어로만 보자면 몇 학기 분량인데 정말 쉽고 재미있어 읽는 동안도 또 리뷰를 준비하며 정리하는 지금 이순간도 만족스러운 독서였다. 표제가 된 '아이언맨 수트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설명해준 부분인데 공식적인 원자재 가격으로 추정해도 국방부에서 예산안을 통과해야지 겨우 한 두대 구입할 수 있는 무기류 수준이다. 실제 영화속에서 보여지는 기능을 모두 충족한다면 한국 공군이 구입 예정인 차기 전투기 록히드마틴의 F35A 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한다. 문제는 아이언맨 슈트는 단 한 사람, 토니 스타크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이 더 올라갈 수 밖에 없고, 내전중인 지역도 많아 구입 당시 상황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추정가격의 몇 배를 넘어설 수도 있다. 그런가하면 기회비용과 매몰비용은 어린이들도 잘 알고 있는 '인어공주'이야기를 통해 들려준다. 인어공주가 사랑하는 왕자를 만나기 위해 포기한 것은 목소리였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비용, 즉 회계사가 장부에 옮겨적을 수 있는 비용을 명시적 비용이라고 한다. 하지만 드러나지 않는 예상 비용, 가령 인어로 계속 살았을 경우 인간보다 더 수명이 긴 암묵적 비용을 더하면 인어공주가 왕자와의 만남을 위해 선택한 기회비용을 산출할 수 있다. 수명혹은 환경문제와 관련해서는 그 가치를 매기기가 산술적으로 불확실하다. 이런 부분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의 선택은 늘 신중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랑'처럼 인간의 감정이 이입되면 그 계산은 손해보는 쪽으로 기울기도 한다. 챕터1에서는 위에서처럼 우리가 이미 배웠거나 자주 들었던 경제학의 '기초'를 들려주고 챕터2에서는 기초를 바탕으로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경제이론을 '어벤져스'작품을 시작으로 가르쳐준다. 어벤져스는 명절 때면 어김없이 꼭 챙겨볼만큼 좋아해서 그런지 경제학과 만났을 때도 역시나 재미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토르와 헐크가 각각 거인족과 난쟁이족을 상대로 전투를 벌일 때 영화속 결론만 보자면 토르와 헐크가 모든 적을 물리친 것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누가 어느 족을 상대로 결투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는데 이것이 바로 '비교우위'와 '절대우위'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잘하는 것과 잘하지 못하는 것, 각 국가별 무역시 특화종목이 나뉘는 것도 이때문이다.


'비교우위의 법칙'이라 부르는 비교우위론은 리카도가 제안한 것으로, 이 비교우위론을 근거로 많은 국가들이 자유무역에 확신을 갖게 된다. 보호무역을 하려는 나라에 대해서는 개방을 설득하는(혹은 강요하는)무역 논리도 된다. 그래서 비교우위론을 국제경제학 이론의 출발점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123쪽


마지막 챕터3에는 경제학 속 인간의 심리를 풀어주는 데 역시나 우리에게 친근한 영화, 동화 그리고 소설속에서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다. 물론 원작을 살짝 각색할 수 밖에 없었던 부분들이 해당 작품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헷갈릴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작품해설이 아니라 '쉬운 경제서'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헷갈릴 때 마다 명확하게 멘큐의 경제학 이론을 토대로 경제학을 만든 마샬의 말처럼 '경제학이란 일상을 연구하는 도구'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시켜주기 때문이다. 저자의 짐작보다 개정되어 나오기 까지 시간이 걸렸다지만 결과물이 좋으니 반가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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