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인간을 유혹하다
김재호.이경준 지음 / 제이펍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인간은 나약하고 지구는 점차 황폐해져 간다. 내가 신이라면 인간을 대체할 무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다. 인간은 지구를 떠나 우주를 개척해야 할 것이다. 30쪽


인간이 하지 못할 일을 대체해주는 로봇이 생겨났다면 아마도 인간과 로봇을 구분짓는 '감정'의 유무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가장 궁금했던 점도 다른 아닌 로봇의 미래와 한계를 뛰어넘는 능력이 아니라 '윤리'적인 부분이었다. 인간과 감정적인 사랑 뿐 아니라 그 이상의 섹슈얼적인 사랑마저 가능해진 상황에서 과연 그들에게 최소한의 통제와 보호는 필요하지 않을까. 책에서는 영화속에서 인간을 공격하는 장면을 언급하면서 인간과 사랑을 나누는 로봇이 아니라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로봇들에게 과연 '법적인 보호'가 필요하냐는 우려도 놓치지 않았다. 국내의 로봇관련법은 산업안전보건법만이 있다고 한다. 로봇에게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도 또 별도의 고려해야 될 상황이다.


책 [인공지능 인간을 유혹하다]는 어릴 때 가지고 놀던 '로봇'같은 친근함을 되살려 줄 수 있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도 그럴 것이 학술문화연구소를 운영중인 저자 김재호와 로봇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중인 이경준 저자가 최근 이세돌에게 한 차례를 제외하고 완승을 걷어버린 후 그야말로 지나치게 똑똑해져버린 로봇을 영화속의 로봇이야기를 전하며 '로봇친구'의 이미지를 심어주기 때문이다. 영화[그녀(her)]를 보면서 사람보다 말이 잘통하는 '기계'가 훨씬 더 나을수도 있겠다싶은 착각에 빠진 사람들이 꽤 있었다. 모 커뮤니티에서는 만약 실제 그런 OS가 사용화 된다면 이용할 것이냐를 두고 찬반으로 나뉘어 이야기가 될 정도였다. 마치 50년전 백남준 작가의 예상이 그대로 현실이 된 듯한 내용이었다. 백남준 작가는 로봇을 경계의 대상, 인간을 지배할 또 다른 '적'으로 간주하기 보다는 '상생'을 원했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무엇보다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이 그토록 꿈꾸던 '영원불멸'의 대리만족을 로봇이 해 준다고 생각했다. 인간이 영원불멸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보다 수명이 대폭 늘어날 경우 수명이 정해져있는 지구외에 다른 행성을 찾아야만 하는 제약 조건이 따라 붙는다.


어릴 때 만들던 전투기와 탱크, 변신로봇은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 상상력이 지금의 나를, 우리를 존재하게끔 한다. 240쪽


안타깝게도 로봇의 관련된 대중적인 책이 많지 않아 너무 많은 것을 전달하려다보니 각 챕터별 내용이 그리 깊지는 못하다. 하지만 로봇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시작점에는 분명 이 책이 큰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요즘 영화포스터처럼 거리에 깔리는 광고 '옴니'가 무엇인지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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