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어쩌면 좋을까 - 삶이 괜찮지 않을 때, 나를 붙잡아준 말들
곽세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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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곽세라 작가의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을 읽었다가 내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에세이는 어떨까 싶어 큰 기대없이 읽었다가 소설을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느낄 만큼 흠뻑 빠지게 된 이 책을 길가는 누구라도 붙잡고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을정도가 되었다. 심지어 어쩜 이렇게 나랑 성향이 같을 수가 있냐며 도대체 그 소설은 저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써주었던 건가, 아님 그 몇 년사이 나란 인간이 아예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건가 싶을 정도였다. 잘 웃고 잘 우는 데다 추운 겨울 90일 간 얌전히 날이 풀리기를 기다리는 호수위에 오리보다 못하다는 소릴 들었다던 저자는 다름아닌 내 모습이었다. 저자가 사람들을 만나고 살아오면서 들었던 많은 이야기 중 큰 울림을 주었던 여덟개의 말들이 소제목이 되어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느 것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이야기 수집가인 저자가 직접 만난 사람들, 그 사람들이 전해듣거나 경험했던 이야기 혹은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펼쳐지는데 공통된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나의 이야기를 상대방에게 강요하기 보다는 들어줄 줄 아는 사람이 진정으로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것과,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 실제로 직업이 될 수 있고 그 어떤 직업보다 미래유망한 직업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내가 자주 쓰는 '마음시중'이라는 말이 있다. 몸에 병이 났을 때 병시중을 받듯이 마음이 아플 때 마음수발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146쪽

잘 들어주는 것, 경청의 중요성은 [모모]를 통해서 아주 어릴 때 부터 알고는 있지만 어른이 되어 갈 수록 어찌된 일인지 아무리 경청이 중요하다고 해도 점점 더 내 이야기에만 집중하게 되어버리는 아이러니를 경험했을 것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름아닌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종교가 될 수도 있고, 정신과 클리닉이 될 수도 있고 명상이 될 수도 있다. 방법은 다양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어주고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는데 간혹 자신과의 대화가 익숙한 사람들 중 심하게 자책하고 스스로를 욕하는 경우가 있는데 결코 그래서는 안된다고 한다.


그때 우리는 '부모 손에' 키워졌지만 지금은 당신도 나도 '내 손'안에 놓여있다. 내 손이 나를 키우고 있다. 78쪽


어릴 때 우리는 부모를 포함한 어른들에게 혼이 나며 자란다. 그때 들었던 말들을 이미 다 커서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스스로 욕을 하고 혼을 내는 것이다. 물론 잘못했을 경우 반성하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날카로운 말들을 계속 내뱉으면 결국 나를 괴롭히는 것은 타인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되는 셈이다. 지금 자신에게 어떤 말을 자주 들려주는지 떠올려보면 아차 싶은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좋은 말을 해주는 사람을 더 자주 만나고 싶고 함께 있으면 즐겁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거라 생각한다. 이 책을 나는 어느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라고 한정적으로 말하고 싶지 않다. 신체적으로 혹은 감정적으로 '비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읽어봐야 할 '비만치료교본'이라고 해야 적확한 표현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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