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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를 가진 소녀 ㅣ BIS 비블리오 배틀부 1
야마모토 히로시 지음, 이승형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독서를 즐기고 책을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꿈꿔보는 서재가 있다. 내가 알던 모르던 관계없이 장르별 고전과 희귀본으로 가득차 원치 않아도 오래된 장서의 냄새가 풍기는 그런 서재. 아무리 읽어도 읽고 싶은 책으로 가득차 있는 서재는 상상만해도 정말 천국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란 착각에 빠뜨린다. 책 [비블리오 배틀부]의 우즈미비 다케토가 다름아닌 바로 그런 서재가 있는 대저택에 살고 있다. 하지만 다케토가 자신을 오레가 아닌 보쿠라 부르던 시절까지만 해도 자신이 얼마나 멋지고 소중한 곳에 살고 있는지 깨닫지 못한다. 자주 방문하던 시립도서관애서 같은 반이지만 존재감 제로인 후시키 소라를 만나게 되는 사건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조부가 물려준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그 어떤 재산보다 가치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서재의 로망이 있는 것처럼 고교 재학시절 교내 도서관을 담당하는 특별활동을 해봤으면 하는로망또한 책에 등장한다. 남들에게 거의 자신의 소리를 드러내지 않았던 후지키가 다케토와 SF혹은 스페이스오페라라는 장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전혀 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장면에서 가슴이 뛰고 있음을 문학소녀였거나 그러길 원했던 여성이라면 분명 느꼈을 것이다. 게다가 글래머러스하고 찰랑거리는 긴머리를 좋아하는 같은 반 남자동기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장면을 통해 시종일관 sf문학을 나열해도 로맨스소설 냄새를 지울수 없다는 것도 비블리오 배틀부에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1권이지만 비블리오 배틀부를 일단 읽기 시작하면 절대 손뗄 수 없을 것이다.
이 소설의 또다른 매력은 sf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미 해당 분야에서 고전이된 책들을 만날 볼 수 있다는 반가움과 전혀 알지 못하더라도 무려 수십년 전 그토록 기발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작가들의 존재여부가 신기하게 다가올 것이다. 물론 다케토처럼 시대적 배경과 상관없이 논리적으로 따져들면 시시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혹은 괴테와 헤세의 명작을 어떻게 그런 스페이스오디세이 작가들과 비교할 수 있냐며 언짢아 할 수도 있다. 우리가 두 사람 중 어떤 반응을 보일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 펼쳐지는 소설이 '페센덴의 우주'의 페센덴처러 우리를 보고 있는 존재가 다름아닌 이 책의 저자가 아닌가 하는 재미있는 의심도 든다.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장르를 알아가는 재미, 같은 장르를 좋아하는 동료를 만난 것 같은 반가움, 혹은 그냥 책이 좋고 서재가 탐나는 사람들 모두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인 건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