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히 나답게 - 인생은 느슨하게 매일은 성실하게
한수희 지음 / 인디고(글담) / 201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온전히 나답게라는 말이 실은 자기가 지금껏 해왔던 이야기와는 상반된다며 솔직하게 서문에 적어놓은 배짱이 맘에 들었다. 간절히 원하면 온우주가 자신을 도울거란 말도 믿지 않는다는 고백도 좋았다. 두리뭉실 꿈길을 걷게 만드는 것이 감성에세이에 어떤 흐름이었다면 이 책은 그런 기대를 저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근데 묘하게 페이지가 자꾸 넘어간다. 마치 매운 떡볶이를 맵다 맵다 하며 계속 먹고 싶은 심리와 닮았는지도 모른다. 몇년째 입김이 솔솔 나는 추운집에 사는 저자는 결국 버티고 살 수 있었던 것이 그집을 사랑하기 때문일거라고 결론짓는다. 오랜 부부가 서로 티격태격 하면서도 헤어지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듯 했다. 추운집은 첫해를 제외하고는 아이들이 감기에 걸린적이 없을만큼 아이들을 단단하게 성장시켰다. 우리가 성장하기 위해 일정양의 고통이 필요하다는 것을, 때론 고통에 혹은 광야에 내던져지기도 해야함을 깨닫는다. 올해들어 내가 거의 매끼니 직접 요리를 하면서 느꼈던, 희열과 감동또한 이 책에서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먹는 가장 기본적인 음식을 직접 만들 수 있다는 데서 오는 자신감이다.
그리고 이런 작은 자신감들이 모여 한 인간을 단단하게 만든다.
45쪽
​직업이 작가다보니 글쓰기에 관한 내용도 등장하고, [심플하게 산다]의 저자 도미니크 로로의 이야기, 글쓰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씩 언급하는 하루키의 작가로서의 성실함 역시 빠짐없이 등장한다. 온전히 나답게 산다는 것에 대해 결국 우리는 누구도 저 혼자서는 살 수 없음을 깨닫는 과정의 다른 말이었음을, 그런 의미로 제대로 나다워져야 한다는 것을 때론 유쾌하게 때론 전혀 공감하지 못해 딴지도 걸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저자가 살고 있는 안양은 개인적으로도 추억이 많은 도시다. 그래서 저자가 동네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혹시 아는 지역, 상점 등이 나오진 않나 더 집중해서 읽었던 것 같다. 한번에 자 읽히는게 아쉬웠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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