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구글의 미래 - 디지털 시대 너머 그들이 꿈꾸는 세계
토마스 슐츠 지음, 이덕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6년 5월
평점 :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실리콘 밸리 지사 편집장 토마스 슐츠의 저서[구글의 미래]의 부제는 '디지털 시대 너머 그들이 꿈꾸는 세계'다. 한 기업에 종사자들이 꿈꾸는 세계를 우리가 알아야 하는 까닭이 무엇일까? 기업에 속한 그들은 그저 개인의 부와 안정된 노후 정도가 아닐까 싶겠지만 구글은 일반 대기업과는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 개인의 부를 떠나서 '세상을 바꿔 보고 싶다는 야망'이 큰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속된말로 공부를 잘해서 S기업과 같은 회사에 입사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구글입사는 신이 내려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정도로 입사가 까다로운 구글의 직원들은 점차 젊고 유능할 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채용담당자는 그들 사이에서 돈만 벌려고 오는 사람들이 아니라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세상을 좀더 이롭게 하고자 하는 이들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말할 정도다. 좀 더 쉬운 예를 들자면 구글 생명공학 관련 부서의 목표는 '치료'가 아닌 '예방'이다. 사람들은 몸이 아픈 징후가 보인 후에야 혹은 아예 일상 생활이 불가능 할 지경이 되어서야 병원을 찾는다. 효과적인 치료로 회복되는 것도 물론 인류사에 큰 도움이 되지만 그보다는 처음부터 예방하는 기술이 발명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SF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장면 중 하나로 혈액 샘플을 통해서 신체 어느 부분이 약화되고 어떻게 치료하면 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전부 보관, 관리된다면 그리 어려운 얘기도 아니다. 바로 여기서 구글이 짊어지고 있는 가장 큰 부담감 '개인정보보호'문제와 만나게 된다. 단 한번도 기업의 가치가 하락하거나 이윤이 추락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구글의 발목을 붙잡는 유일한 키워드가 '개인정보보호'다. 구글에 접속한 누군가는 접속한 그 순간부터 열람한 페이지, 시청한 유튜브 채널, 이용한 정보서비스 등 모든 것을 저장한다. 물론 개인이 직접 설정해서 저장을 방지할 수 있긴 하지만 뜻하지 않게 자신의 모든 기록을 한 기업에 넘겨주는 것은 사실이다. 구글은 이런 정보를 '광고사업'에서 제대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구글의 모습일 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궁금해 하는 것, 우리 정보를 모두 저장할 욕심을 가진 이 기업이 어떻게 미래를 주도할 계획을 세우고 있고 과연 그것이 철학적인 개념에서 보았을 때 '안전하냐'는 것이다. 구글의 비밀 프로젝트 중 하나인 로봇 프로젝트의 경우는 그 어떤 사업보다 가장 철저하게 보안유지를 하고 있다.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그 사업이 정말 인류의 미래를 바꾸기 위한 '긍정적인 기술'인지, 아니면 영화에서 흔하게 마주하는 '파괴', '정보기술자 특권층에 의한 독재', '개인의 자유상실'과 같은 엄청나게 위험한 기술인지 정확하게 알 수 뿐더러 지금껏 구글의 대처방식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후자의 평이 압도적일 때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이 지금까지 세상에 내놓은 기술들은 지나치게 매력적이다. 무인자동차의 경우 이 기술이 대중화 된다면 앞으로는 더이상 자동차가 '소유'의 개념이 아니게 된다. 내가 원하는 때와 장소에 나타나 나를 싣고 가기만 하면 되는데 굳이 집의 일부를 할애하고 비용을 들여 보관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우리가 검색하고 이용하는 검색 서비스 역시 광고에 이용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반대로 건강검진처럼 우리가 어떤 정보를 필요로 하는지 좀 더 신속하고 명확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기도 하다.
세상을 더 나은곳으로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 구글. 수백개의 아이디어가 쏟아지면 거기에서 실현가능성을 논하며 아이디어를 선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실현하지 못할 이유를 찾는다는 색다른 그곳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는 솔직히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우리가 그저 상상만 해왔던 모든 일들과 발상을 실제 엄청난 자본과 시간, 노력을 투자해서 실현해 내는 기업을 보고 부정적으로 보기에는 다수 무리가 있었다. 더군다나 개인정보를 어떻게 보호해야 할 지, 누구에게서 보호해야 할 지를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는 제대로 '이용'할 준비만 하면 될 것이다. 직접 세상을 바꾸고 싶은 이들은 '참여'하면 될테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