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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일본에서 살아본다면
나무 외 지음 / 세나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을 크게 바꿔보고 싶단 생각을 한다. 나 역시 그랬다. 49쪽
비단 일본만이 아니라 나고 자란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꿈은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그것은 그 어떤 것보다 가장 큰 도전이며 자신을 바꾸고 삶 자체의 커다란 터닝포인트가 되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책 [한 번쯤 일본에서 살아본다면]은 일본에서 여행자가 아닌 생활자로 사는 것을 터닝포인트로 삼은 17명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평소에 일본에서 살았었던 언니를 통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접했지만 언니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또 색다른 이야기가 궁금해서 읽었는데 아무래도 책에 실리는 내용은 제한적인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유사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고 식상하거나 그런 것은 결코 아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어학공부 방법부터 떠나게 된 계기도 가지각색이며 무엇보다 거주를 결정하게 된 배경도 다르기 때문에 일본에서 살면서 느껴지는 고단함, 그러면서도 역시나 타국이라서 느껴지는 설레임등이 유사하다고 표현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걱정했던 것은 읽고나서 떠나고 싶어지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었다. 언니가 일본에 거주하는 꽤 긴 시간동안 유혹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힘들게 직장생활을 하고 안그래도 힘든 일이 의사소통이 아니라 '의식, 문화'등이 달라서 생겨나는 곤란한 상황들은 인내심이 강한 언니에게도 큰 스트레스를 주었다. 어떤 때는 얼굴이 반쪽이 된 적도 있었고 또 어떤 때는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해결한 탓에 다소 뚱뚱하다 싶을 정도로 몸집이 불어났을 때도 있었다. 이 책에서도 유사한 내용이 나온다. 아무래도 일본은 디저트류는 물론 편의점에만 가도 왠만한 제과점보다 더 달콤한 케이크류와 빵류등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마켓에서 파는 즉석요리는 얼마나 또 저렴하고 다양한지 책을 읽으면서 어쩌다 체험했던 생활자 추억이 방울 방울 꺼졌다가 또 새로 생겨나곤 했다.
아마 워킹비자를 낼 계획이 있거나, 여행을 다녀왔는데 너무 좋아서 유학을 염두하고 있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게 되리라 생각한다. 혹은 이미 살아본 적이 있는 사람도 추억을 떠올리며 읽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전자라면 목적이 있고 없고의 문제를 떠나 이 책에 참여한 저자들의 노력을 가장 크게 가슴에 새겨두었으면 좋겠다. 무작정 떠난 듯 보이지만, 그렇게 떠날 수 있었던 것이 용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들의 용기는 무작정 떠난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떠나간 그곳에서 자신의 선택과 결정을 어떻게든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후회하지 않는 방향으로 끌고 나가려고 했던 노력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이들에게서 우리가 배워야 할 용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