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중독 사회 - 첨단기술은 인류를 구원할 것인가
켄타로 토야마 지음, 전성민 옮김 / 유아이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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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읽었던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에서는 전 세계인구를 모두 먹여 살릴 수 있는 기술문명이 발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왜 빈곤지역이 발생하며 그 수치가 줄어들지 않는지를 역추적 하는 내용이었다. 켄타로 토야마의 [기술 중독 사회]는 중독이란 단어를 타이틀에 넣음으로써 기술이 발달하는 것이 과연 인간에게 호의적으로 작용하는지에 대해 묻는다는 점에서 앞서 읽었던 책을 떠올리게 했다. 두 작가 모두 기술이 발달한다고 빈곤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의 발달은 우리의 선한 의도를 행동화 하는데 필요한 도구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 도구를 어떻게 쓰느냐는 '우리'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누구든 트위터Twitter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매체로든 설득력 있는 주장을 세우고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생각하기와 쓰기 그리고 의사소통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들은 문자 메세지, 파워포인트, 이메일로 많이 쓰이지만, 그것으로 이 능력을 배우는 것은 아니다. 39쪽


기술이 발달하고 인터넷사회가 되면서 상대방에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정말 다양해졌다.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고 비용도 들지 않는다는 이로운 점보다는 소통이 아닌 '배설'에 가까운 컨텐츠들은 오히려 인간관계를 화합하지 못하고 패를 나누고 다툼을 조장했다고 보기 쉽다. 예를 들어 글을 쓸 줄 안다고 모두 작가가 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과 같다. 인터넷으로 지리적, 시간적, 비용적 측면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킨 기술의 장점외에 인공지능 혹은 유비쿼터스와 같은 디지털 도구 또한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인격과 만났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가 있다. 저자는 아이들이 디지털 도구를 통해 긍정적인 측면을 배울 수도 있지만 흐트러지고 싶은 자연적인 욕구도 함께 작용한다고 말한다. 게임에 열중하는 아이에게 화를 내는 부모의 경우 아예 기기를 차단시키지 못하고 학습과 관련된 디지털 도구로 제한을 두는 상황만 봐도 이해가 쉽다. 하지말라고 했을 때 반항심리를 떠올리자면 아이들이 게임에 미치면 미칠수록 공부와 멀어지려고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데도 이를 부모들은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대략 이렇게만 책의 내용이 가득했다면 이 책의 역할이 새롭지도 각광받지도 못했을 것이다.


강력한 백신은 있었지만 소아마비를 퇴치하기 어려웠던 것은 세상이 디지털 장치로 가득하지만 우수한 품질의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과 같고, 이는 인권법이 있지만 뿌리 깊은 편견이 남아 있는 것과 같으며, 선거가 있지만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장애 요소가 존재하고, 환경보호기술이 있지만 기후변화에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과 같다. 310쪽


저자는 기술사회가 부정적인 영향을 갖게 된 것이 우리의 인격과 관련되어 있다고 이야기 한다. 가령 노예해방, 여성들의 인권신장 부분은 기술이 가져온 혜택이 결코 아니다. 시간이 흐른다고 자연스럽게 깨우쳐진 것도 아니었다. 선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 우리가 얻을 수 있었던 부분으로 기술과 인간의 인격이 어떻게 작용해야 하는지를 차분하게 전달해주고 있었다. 더불어 기술을 가졌지만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부족하면 앞서 기재한 발췌문처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점등을 통해 해당 기술이 적절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의 중요성도 알려주었다. 그동안 기술이 우리를 어떻게 발전시켰느냐, 혹은 기술의 한 분야인 무기가 우리를 얼마나 파괴했는지 등만 보았다면 앞으로 기술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며, 이 기술을 사용하는 인간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통찰력있는 시선으로 알기쉽게 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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