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독 - 10인의 예술가와 학자가 이야기하는, 운명을 바꾼 책
어수웅 지음 / 민음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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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탐독]은 문학관련 기자생활을 20년가까이 해온 어수웅 조선일보 문화부 책 팀장이 만났던 작가, 영화감독, 사회학자, 무용가등 문화전반에서 활동중인 사람들과의 인터뷰 내용이 담겨져 있다. 어떤 작가는 가장 좋아하는 책을 꼽으라 할 때 주저하기도 하지만 또 어떤 작가는 마치 준비라도 하고 있었던 것처럼 대꾸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이미 이 작가들이 독자들에게는 '좋아하는 작가'이자 '좋은'작가로 손에 꼽히는 사람들인 덕에 마치 서울대를 가고 싶다면 현역 서울대생들의 입시 정보를 들을 기회를 만난 것처럼 잔뜩 긴장하고 기대했다는 것이다. 미리 결론을 앞당겨 말하자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들이 꼽은 좋은 책, 좋은 작가 뿐 아니라 어떤 작품이 좋은 작품인지까지 배울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누구나 출판할 수 있는 세상이잖소. 출판할 가치가 있는지를 출판사가 판단하지 않고, 저자가 결정한다고. " 98쪽

 

인터넷이 과연 정보평등을 가져왔느냐에 대한 물음에 움베르토 에코의 대답으로 공감가는 부분이다.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자비로 출판하는 것은 작가 본인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는 것은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과연 그럴까? 작년까지만 해도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한다는 아쉬움을 가져본 적이 없다. 주말, 휴가때 읽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대충 계산을 해보니 어림잡아 일주일에 꼬박꼬박 2권씩 읽는다고 가정했을 때, 80세를 기준으로 앞으로 내가 읽을 수 있는 책은 고작 4472권 정도다. 5000권도 읽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같은 얘기를 여러차례 반복하거나, 열어보니 자화자찬 일색인 책을 읽었던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뿐만아니라 대부분의 대형 출판사는 에코의 말처럼 선별해서 출간하지만 시류에 맞춰서 '판매부수'에만 열을 올리는 일부 출판사의 경우 그럴듯한 홍보문구로 나의 시간을 잡아먹은 경우가 꽤 많았다. 그렇다고 고전만 봐야지 하고 느낀 것은 아니다. 자신의 삶에 영향력을 미친 책을 읽고 자신의 꿈에 솔직해지려는 모습,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는 노력과 의지등을 가깝게 느낄려던 이들의 작품도 읽고, 보고,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소설로 사람에게 이런 충격을 줄 수도 있는 거구나, 사람을 감정의 바다에 빠뜨릴 수 있구나.' 신비롭더라고요. 나는 이런 경험을 내 독자들에게 주고 싶었어요." 57-8쪽

 

어릴 때 부터 이야기를 들려주는 재미에 푹 빠졌던 정유정 작가의 말이다. 자기PR의 한 방법으로 책을 쓰는 사람과 자기가 받았던 충격적인 감동을 전달해주기 위해 글을 쓰는 사람의 작품이 결코 같을 순 없을 것이다. [탐독]을 읽는 내내 그런 기분에 고맙고 기쁘고 행복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위해 보장된 미래를 포기한 사람, 자기만의 꿈을 쫓을 수가 없어 오랜기간 묵묵하게 기다려온 사람들 모두 '탐독'의 의미를 잘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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