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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견문록
김홍신 지음 / 해냄 / 2016년 4월
평점 :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너무 일상적인 이야기, 가벼운 이야기가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읽어가다보니 우리가 감사함을 느끼고 깨달음을 느끼는 것이 엄청나게 큰 사건이나 깨달음이 아니라 정말 사소하고 일상적인 일에서 느껴지는 때도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 역시도 엄청나 깨달음을 얻는 것이 큰 사건일 때보다 일상에서, 아주 사소한 것으로부터 그렇게 느낄 때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가 제자들에게 당부하는 것 중에 하나는 "죽기 전에 꼭 자서전을 쓰라"는 것입니다. 자서전을 쓰겠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공언하라고도 합니다. 그러면 식당에 갔다가 종업원이 옷에 물을 쏟아도 "괜찮습니다. 곧 마를 텐데요."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41쪽
근래 읽었던 책중에 [가족 책쓰기]에서도 책을 쓰는 것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하는데 김홍식 작가역시 이와 유사한 뜻을 내비쳤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체면을 중시하기 때문에 자서전을 쓰게 된다면 사소한 일에 성을 내고 불편을 말하기 보다는 너그럽게 이해해주는 편이 체면이 서는 것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자서전을 쓰겠다고 맘먹으면 체면때문이 아니더라도 너그러워지고, 세상을 유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세상을 살다보면 온갖 유혹과 고난이 도사리고 있는데 이 역시도 따지고 보면 결국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란 걸 알 수있다. 내가 괴롭고 힘든일도 가만가만 생각해보면 내 마음이 괴로운 것이지 내가 즐겁거나 여유가 있을 때에는 같은 일을 겪더라도 충분히 긍정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자도 그런 뜻을 책에 적었는데 괴로움은 자신이 짊어진 것이지 남들이 만든 것이 아니라고 고백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웃을 돕는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쉽게 생각할적에 우리는 풍족해져야지만 남을 도울 수 있다고 믿는데 반드시 그런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부족하고 가난할때 남을 도움으로써 마음만큼은 풍족하고 너그러워지는 것을 깨닫게 된다. 실례로 김밥할머니는 평생 김밥을 팔아 모은 돈을 기부함으로써 진정으로 행복해지시고 풍족한 마음을 갖게 되셨다. 만약 그분이 우리처럼 넉넉한 삶 이후에 봉사하고 베풀생각을 하셨다면 평생 그렇게 하지 못하셨을수도 있다.
문명의 혜택을 다양하게 누리며 사는 우리는 무엇이 없어서 불행하거나 무엇을 가져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고 보면 가져서 행복한 게 아니고 없어서 불행한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226쪽
SNS 단점 중 하나가 타인의 행복한 모습을 자신과 비교하면서 허세스러운 삶을 추구하게 된다는 점이 있다. 다시 말하면 저자의 말처럼 부족한 것을 채우지 못해 괴로워 할게 아니라 우리가 이미 가지고있는 것을 헤아리며 행복할 줄 모르게 되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남을 탓하고 살다보면 우리는 우리의 의지로 행복할 수 있는 기회마저 놓쳐버리는 것이 된다. 덤덤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간 저자의 말을 듣다보면 지금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였다. 하루하루 감사하는 마음, 남을 탓하지 않는 마음, 그럼으로써 '참살이'를 느끼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