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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빵이 좋아!
야마모토 아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역시 빵이 좋아! - 야마모토 아리 만화
이 책에는 무려 71종의 빵종류가 들어있다. 여기서가 끝이 아니라 부록으로는 일본 빵집 찾아가기가 있고, 페북을 통해 빵의 실물도 볼 수 있으며 독일까지 날아가서 먹은 빵투워도 수록되어있다. 경고, 당신이 빵을 조금이라도 맛있다고 느껴본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식전에 이 리뷰를 봐선 안된다. 왜냐면 정말 배고파지니까.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는 사실 한가지. 이 만화책에 등장하는 빵종류의 그림이 너무 실사스럽다. 크림빵의 그 자르르 흐르는 윤기가 그림인데도 잘 느껴져 보고 있노라면 배가 분명 고프지 않았어도 먹고 싶어진다. 제과점 빵만 나오느냐? 설마 그럴리가요. 일본은 여행해보거나 관련 여행책자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것처럼 편의점에 없는 것이 없다. 내 경우는 도쿄에 놀러갔을 때 다른 거 다 필요없이 정말 시간이 부족하다거나 그럴 경우 편의점에 들어가 크림빵만 잔뜩 사가지고 돌아와도 행복하고 후회되지 않을만큼 보람된 여행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실제로 언니가 도쿄에서 근무할 때 어쩌다 한국에 들어올 기회가 생기면 시일이 오래걸리거나 고르는데 애매한 목록은 아예 부탁하질 않고, 무조건 편의점 크림빵, 슈크림빵이라고만 얘기하면 되었을 정도다. 본격적으로 책에 등장하는 빵들을 둘러보자.
솔직히 난 햄버거는 빵은 빵이지만 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뭐랄까, 빵이 주식이고 식사대용인건 맞는데 내가 생각하는 빵은 달콤한 크림이나 부드럽고 폭신한 식감이라야 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서는 메밀가루가 든 참깨 햄버거도 등장하는데 메밀가루가 들어간 햄버거를 난 먹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당연히 이 햄버거는 특별하게 빵으로 칭하고 기회가 되면 먹어보고 싶다. 햄버거의 경우 보통 코크와 같은 탄산음료와 함께 먹는데 요리책을 찾아보면 의외로 우유랑 궁합이 가장 좋다고 나온다. 근데 이 메밀가루가 들어간 햄버거는 차가 당기는 일본식 풍미라고 하니 일본여행 중에 꼭 먹어볼 음식으로 정하는데 결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기억나는 빵은 팽 오 피그라고 좀 독특한 어감으로 느껴지는데 프랑스어를 하는 사람이라면 금새 피그가 무화과라는 것을 깨닫고 빵안에 무화가가 들어있겠구나를 짐작했을 것이다. 이 빵은 우리언니를 떠올리게 한다. 난 건과류에 속한 말린 무화과는 잘 먹지만 의외로 생으로 먹는 무화과는 그 생김이 좀 혐오스럽다고 느끼는 편이라 아예 먹질 않는다. 반면 언니는 말린 무화과는 물론 생 무화과까지 잘 먹기 때문에 아빠가 무화과가 제철일 때는 어김없이 사가지고 오신다. 집에서 언니만 먹는데도 그렇게 사오시는 것이다. 아마 언니에게는 무화과가, 그리고 이 팽 오 피그를 먹는 때면 아빠가 생각나지 않을까 싶다.
결론, 역시 빵이 좋아!를 읽다보면 난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하던 사람들도 아, 내가 빵을 좋아하는 거였구나 하고 깨닫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야마모토 아리의 빵만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북유럽 빵빠라빵 여행까지 떠날 준비가 되었다면 다음 리뷰로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