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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풀어쓴 논어 - 현대인이 읽어야 할 최고의 인간학 교과서
공자 지음, 전재동 엮음 / 북허브 / 2016년 2월
평점 :
물이나 불에 뛰어들어
죽은 사람은 보았지만
인에 빠져 죽었다는 사람은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
인(仁)은 공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이자 이것이 인격화 된 것이 다름아닌 '군자君子'다. 편자의 말처럼 군자가 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인생을 자신뿐 아니라 타인과 비교했을 때도 바르게 살아가기 위한 방법으로 공자의 논어를 읽는 것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책의 머릿말에는 논어의 탄생배경을 시작으로 논어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편자의 '공자님'에 대한 무한한 애정도 느낄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한 논어부터 쉽게 풀어 쓴 논어까지 다양한 논어를 만나왔지만 같은 얘기일지라도 편자에 따라, 해석하기에 따라 또 읽고 있던 그 상황에 따라 또 다른 것이 논어인데 이번에는 머릿말 마지막 문단에 적혀있던 것처럼 '문화'에서 삶의 해답을 찾아가는 방향으로 읽기 시작했다. 소크라테스가 거리의 젊은 청년들과 나눈 대화록을 읽다보면 기원전에도 이토록 인간에 대해, 삶에 대해 깨달음이 있었는데 이를 조금씩 자기만의 방식으로 고쳐쓴 책을 새롭다하며 읽었을까 하며 아쉬워했던 적이 많았다. 논어 역시 마찬가지다. 부모를 섬기는 자식의 도리, 임금을 섬기는 신하의 도리, 반대로 임금이 백성을 악법으로 다스릴게 아니라 온정을 베풀어 부끄러움을 깨닫게 해야한다는 등의 내용이 역시나 2000여년 전에 이미 성인에 의해 설파되었는지 어째서 여전히 덕이 아닌 악이 그 위에 있는지 의뭉스러울 뿐이다. 공자의 말처럼 정치란 것이 정계에 있는 사람들만의 일이 아니라 개인이 가정에서도 하는 것인데 제대로 지키지 못한 의무를 남탓만 하고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그 오래전에도 자식들이 부모를 물질적인 것으로 효를 대체하려 했던 것처럼 나 또한 용돈이나 선물로 마음을 대신했던 것은 아닌가 반성하게 되었다. 그나마 매주 안부전화를 드리는 정도로 내심 할 수 있는 한도의 효를 다했다고 착각하고 살아왔던 것도 뜨끔했었다. 내 가정안에서의 정치를 소홀히하는데 나라 정치가 옳지 못하다고 불평만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가하면 제나라 왕은 음악을 들은뒤로 음식을 멀리하게 되었다던데 지금의 나는 좋은 음악을 들으면 그 음악의 장르에 따라 먹고 싶은 것만 늘어나니 어쩌면 이렇게 제대로된 풍류와 문화를 취하지 못하는지 한탄스럽기 까지 하다. 좋은 영화를 보면 그 영화의 만족감에 배가 불러야 할텐데 옆에 있는 팝콘을 덕분에 포만감을 느껴서야 될 일인가 싶은 것이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왕따'역시 여럿이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끼리끼리 모이는 것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럿이 잘 어울리지만
끼리끼리 놀지는 않는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과 어울리고
공명정대하게 행한다.
누군가를 왕따시키는 무리는 뜻을 같이 하는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 아니다. 한사람의 무력이 무서워, 혹은 그의 재물이 탐나 섬김는 것이 아니라 따라주고 있을 뿐이니 그것은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그의 힘에 굴복당하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쪽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었다. 편자의 말처럼 이 좋은 이야기를 어릴 때 공부하지 않고 이미 후천적인 버릇이 다 생겨난 이후에 바로잡으려고 하니 힘들고 괴롭고 결국 이제와서 무슨 군자타령인가 싶어 그만둬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른 지식이나 정보를 얻기 전에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위해 배워야 할 공부를 제때 배우기 위해서 우선 나부터 달라져야 하는 것이 우선이구나 하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떠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