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에 바람이 불었다 내 마음에 파도가 일었다
심은희 지음 / 리스컴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학부시절 영문학 수업 때 제임스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을 공부한 적이 있었다. 작품의 배경이 된 역사와 아일랜드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면 알수록 한국과 닮은 점이 많은 나라라고 느꼈었다. 기분좋은 공통점은 아니지만 흥이 있고 어른을 곤경할 줄 아는 문화의 유사성은 아일랜드에 호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안타까웠던 것은 여행책을 찾으면 영국을 주제로 한 책에 서너페이지 정도로 할애되어 소개될 뿐 아일랜드만 단독으로 다루게 된 것은 최근에 와서다. 그것도 더블린에 한정되어 있거나 해당 지역을 고르게 둘러본다기 보다는 펍이나 영화속 무대가 된 지역위주의 소개였다. 그런점에서 [아일랜드에 바람이 불었다 내 마음에 파도가 일었다]에서는 더블린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남과 북쪽을 나누어 4개 지역 모두를 소개하고 있어 반가웠다. 다른 독자에게는 아쉬운 부분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지나치게 가이드북이나 해설자가 아닌 아일랜드 매력에 푹빠진 소녀의 풋풋함이 느껴져 좋았다. 
첫 번째 산책이 아일랜드 여행 전 알아야 할 지리정보와 팁을 담았다면 두 번째 산책부터 본격적인 아일랜드 여행이 시작된다. 여행할 때 펍을 들려 맛있는 맥주와 칩스를 먹었던 추억, 해리포터의 무대배경이 된 트리니티 칼리지와 켈트의 서 등 반가운 내용이 많았다. 무엇보다 영화 원스를 떠올리며 버스커들을 잔뜩 만날거라 믿었던 기대를 제대로 무너뜨렸던 원스 거리에 대한 이야기도 즐거웠다. 기네스에서 흑맥주를 즐겼던 때에 이 책이 함께 있어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말할 수가 없다. 세 번째 산책에서 만날 수 있는 오코넬 거리는 세상에서 세번째로 아름다운 스타벅스는 없지만 마치 서울이나 도쿄를 걸으며 마주치게 되는 숫자만큼 스타벅스를 볼 수 있었는데 저자의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함께 여행하고 돌아와 추억을 나눌 친구를 만난 것 같아 기뻤다. 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열심히 읽었던 부분은 더블린 외곽과 더브린 외의 지역 트림 성이 있는 렌스터, 로빈 후드와 존 왕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먼스터, 에이츠와 화장품 브랜드로 우리에게 친숙한 이니스프리 호수가 있는 카노트 편이 좋았다. 왜냐면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환상을 잔뜩 심어주고 다시 아일랜드에 가야할 이유를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저자 덕분에 더블린 외에, 제임스 조이스외에 가볼 곳, 읽어야 할 작가의 작품이 많다는 사실이 더 많이 이야기될 것이고 아일랜드를 방문하는 여행자도 늘어나서 관련 여행책자가 많이 출간되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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