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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의 힘
99U 지음, 조슬린 K. 글라이 엮음, 정지호 옮김 / 모멘텀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학생들에게 필요한 말이구나 싶었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자기주도'라는 것이 해당되는 줄은 몰랐다. 대학 입학 이후부터는 모든 것이 자발적 선택이라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선택을 분명 직접한 것은 맞지만 조금은 억울하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선택을 한 것이 아닌 당한것이라고 보여지는 경우가 더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집중의 힘] 중 '들어가는 말'을 쓴 스콧 벨스키의 말처럼 우리는 주도적으로 해내온 것이 아니라 닥치는 일에 반응하며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예로 든 것이 다름아닌 트위터, 페북, 이메일 등 새로운 소식에 반응하고 답변하면서 존재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다. 타인의 글에 '좋아요'를 누르는 것만이 반응이 아니라 타인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해하고 예측하면서 사는 삶 역시 결국은 주도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인생을 정말 잘 산다는 것은 주권이 타인이 아닌 내게 있어야 한다고 볼 때 어떻게하면 반응하는 삶이 아니라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는지를 찾아보면 될 것 같다.
1장 '탄탄한 일상 구축하기'는 빡빡한 계획표대로 살아가라는 의미는 아니고 '리츄얼'이란 단어를 떠오르게 하는 내용이었다. 이것만큼은 반드시 그날 혹은 정해진 계획대로 하는 무언가가 있는 것이다. 만약 작가가 되고 싶다면 좋은 경험, 도움이 될만한 서적만 뒤적거리는 것이 아니라 매일 빠짐없이 특정 공간과 시간대를 정해서 발상이 떠오르기를 기다리지 않고 적어보는 일등이 해당된다. 그렇게 규칙적으로 작은 것 부터 실행에 옮긴 다음 필요한 것은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더,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다. 짐작했겠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여러 권의 자기개발서 제목이 각 소제목으로 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이야기 하는 회복시간은 토드 홉킨스와 레이 힐버트가 집필한 [청소부 밥]에 등장하는 핵심내용이다. 밥먹는 시간이 부족할 만큼 일이 밀려있을수록 오히려 일과 전혀 무관한 취미활동이나 여가를 통해 재충전을 해줘야 오히려 신속하고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기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런가하면 혼자만의 시간이란 것은 베스트셀러 사이토 다카시의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이 떠오른다. 2장은 집중에 관한 이야기고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3장 '자기의 도구를 길들이기'편이다. 이메일은 과연 우리에게 이로운 서비스인가? 아니면 불필요한 스팸덕분에 시간을 좀먹는 해로운 존재인가? 이런 경우 유저에 따라 해가 될 수도 있고 약이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매일아침 습관적으로 이메일을 열고 삭제하고 반응하는데 시간을 보내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대다수의 자기개발전문가들은 그렇게나 시급하게 처리할 이유도 없을 뿐더러 마치 10%도 안되는 기쁜소식을 듣기위해 나머지 90%의 스팸을 견뎌내는 소모적인 일을 하지말라고 조언한다.
본문에 적은 것처럼 자기개발서의 핵심만 편집한 색인같은 책이라고 보여질 수도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그점이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실용적인 조언을 얻기위해 자기개발서를 여러권 읽어보고 새로운 내용을 찾기 위해 책의 절반이상이 다른 책과 중복인 줄 알면서도 읽어야 하는 시간낭비를 막아주었으니 고마울 수 밖에없다. 이 책은 좀 더 효율적으로 업무성과를 높이고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서도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주지만 무엇보다 스마트폰과 SNS에 휘둘리느라 당신과의 시간을 소홀하게 생각하는 지인들에게 꼭 읽어주고 싶은 책일 것이다.
밑줄 친 문장
* 하기 싫을 때도 일을 해야만 전문가 대열에 끼게 되죠. 하고 싶지 않다는 감정에 휘둘리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지금 하는 건 일이지 취미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 "영감이 떠오르기를 기다려 글을 쓰는 건 공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리 마이클스.
*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기에 한눈팔고 있으면 바로 앞에 있는 사람과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소외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대응하느라 우리 삶의 세세한 면은 등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