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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 알고 떠나자 - 지리 역사 음식 답사의 신개념 여행서
박찬영 지음 / 리베르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같은 유럽권안에서 프랑스는 와인이 유명하고 독일은 맥주가 유명한 까닭은 무엇일까? 와인을 물처럼 마신다던데 정말 그럴까?
누군가의 카메라속에 담긴 멋진 풍경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에 처음으로 유럽여행을 다녀왔었다. 하지만 카메라 기종도 나의 촬영기술은 결코 그런 사진을 남길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첫 날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배경지식을 쌓는 것은 그다지 큰 돈도 들지 않을 뿐더러 선천적인 감각과는 별개의 문제다. 유럽지역의 물에는 석회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우리도 생수를 사서 먹거나 끓여먹으니 유럽인들은 와인이나 맥주를 물처럼 마실 수 밖에 없다. 유럽지역에 카니발이 유명한 까닭은 왕권중심의 사회에서 자유롭게 하루를 즐길 수 있는 날이 바로 축제이기 때문에 발전해 왔다고 한다. 유럽연합이 형성된 원인과 발전과정을 소개한 후 서양권, 특히 유럽문화의 중심인 그리스 로마신화와 관련된 지역과 특색을 소개해 준다. 그리스 지역중 눈에 띄는 곳은 음료 광고로 잘 알려진 산토리니. 화산 폭발로 생겨난 곳으로 에게 해 주변 400여개 군도 중 하나의 섬이라고 한다. 여행하기에 좋은 시기는 6~8월로 에게 해와 하늘이 시리다 못해 시려 눈을 감고 있어도 그 풍광이 보일 정도라고 한다.
[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죽기 전에 에게 해를 여행할 행운을 누리는 자, 복이 있노라. " p102
과연 사는 동안 그런 복이 내게도 주어질지 궁금해하며 책을 따라 이탈리아로 넘어갔다. 이탈리아는 시간이 꽤 지나긴 했지만 꼼꼼하게 보고 온 편이었다. 전문여행사를 통해 다녀왔기 때문에 들으면서도 정말 해박한 지식과 설명에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던 가이드의 설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 자체에 대한 정보는 정말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화정 시대의 로마사람들은 하루에 2번 식사를 했는데 제정 로마 시대에 들어 곡물, 올리브, 포도, 우유 등 간소한 아침식사가 추가되었다고 한다. 내용만 봐도 우리가 흔히 유럽식 '아침식사'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콘티넨털 브렉퍼스트(Continental Breakfast)'라는 한다. 이탈리아 하면 떠오르는 리조또,피자, 파스타와 관련된 이야기와 함께 세계인이 사랑하는 이탈리아 음식 베스트 5도 소개되어있다. 로마의 휴일 덕분에 젤라토가 2위라는데 나역시 이탈리아 방문했을 때 젤라토를 사먹고 인증샷을 남기긴 했었다.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공기를 덜 포함하고 있어 칼로리가 낮다는 것은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좀 더 맘껏 먹어둘걸 그랬다는 어리석은 아쉬움이 잠깐 들었다. 폼페이 지역의 자료사진은 예나 지금이나 책으로 볼 때는 그렇게 슬프거나 흠칫 놀라진 않지만 현장에서 직접 그대로 재가 되어 굳어버린 폼페이 시민들을 봤을 때는 함께 했던 일행도 나도 한동안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다.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그때 당시의 비극이 감동 혹은 흥미로운 사건으로 알려진 폼페이가 현장에서 만큼은 재난현장 그 자체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를 지나 드디어 영국. 지난 여름에 방문했던 런던에서 정말 1년동안 맞아야 할 강수량을 한번에 맞았다고 할 정도로 비가 정말 자주 많이 내렸다. 비가 내리지 않아도 뿌옇고 음울한 분위기는 계속 이어졌는데 그 이유가 영국의 먼바다를 흐르는 해류 때문이라고 책에서 알려주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알아지는게 많아졌다. 혹 누군가와 여행을 하게 된다면 조금 아는척 해도 될 것 같다. 아닌가.
난류인 멕시코 만류와 한류인 북극 해류는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있는 도버 해협에서 정면으로 마주친다.
멕시코 만류로 만들어진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북극 해류에 의해 차가워지면서 짙은 안개가 발생한다.
이 안개가 갈 곳을 잃고 결국에는 런던 하늘을 뒤덮고 마는 것이다. p213
여행지를 선택하게 되는 이유는 사람마다 각각 다를 것이다. 책 [유럽여행 알고 떠나자]는 이유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유럽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라면 편안하게 한번은 읽고 가라고 추천하고 싶다. 언뜻 보면 지나치게 교과서적인 설명이 이어지는 것 같아 보여도 위에 리뷰를 보면 아는 것처럼 정말 여행 중 궁금해지는 소소하고 일상적인 궁금증을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이 책은 분명 여행책이다. 겁먹지 말고 읽어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