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스트로 리더십 - 위대한 마에스트로는 어떻게 사람을 경영하는가
이타이 탈감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저자 이타이 탈감은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처럼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레너드 번스타인의 애제자다. 나중에 다시 나오겠지만 이타이 탈감은 스승인 레너드 번스타인을 성공적인 리더 중 한명으로 소개하는 등 두 사람의 관계는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존중하는 것만 봐도 훌륭한 리더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된다. 그런면에서 전혀 관계없을 것 같은 리더십과 관련된 책도 읽어봐야 된다고 생각해왔지만 [마에스트로 리더십]만큼은 직장이나 팀내 리더에게 꼭 선물해주고 싶어졌다. 이전까지의 리더십은 타고나거나 인격적으로 완벽해야 하는 사람만이 가능하다는 부담을 주었다면 이 책은 오히려 그렇게 느껴졌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식처럼 느껴졌다. 마에스트로 리더십은 총 3가지 덕목을 강조한다. 첫 번째는 아이러니 하게 들리겠지만 '무지'다. 팀에서 진행되는 모든 일을 알고 있어야 하며 앞으로 벌어질 상황들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보다는 예측 불가능한 상태를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덕목이 중요한 것이다. 이타이 탈감은 무지를  [무지한 스승]이란 책에서 조제프 자코토가 설명한 다음의 문장으로 이해를 돕는다.

 

무지한 사람은 또 다른 무지한 사람에게 그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을 가르칠 수 있다.

 

말장난 처럼 들리는 저 표현을 풀어 설명한 내용을 좀 더 가져오면 우리 중 누군가 한 가지를 잘 알게 된다면 모르는 것은 백 가지가 넘게 된다고 한다. 더불어 무지와 우둔을 혼동해서도 안된다고 말한다. 쉽게 표현하면 어떤 것을 모를 때 우리는 그것을 알기 위해 배우려고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내가 이해한대로라면 만약 수학이 약하다면 우리는 수학을 잘하기 위해 공부를 더 할 것이며 내가 몰랐던 그 부분을 친구에게 마찬가지로 알려줄 수 있다는 표현으로 받아들였다. 더불어 내가 약한 것이 수학이라는 과목일 뿐이기에 나는 그 과목만 무지할 뿐이다라는 내용이다. 이때 스승이 해야 할 역할까지 설명해 주는데 스승은 설사 제자가 모르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가르쳐주면 안된다고 한다. 다만 제자가 어떻게 무지에서 탈피해가는지 그과정을 지켜봐주고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하므로 '의도적으로 무지해야'한다고 까지 말한다. 두번째 핵심요소는 '간격'이다. 이번에도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다. 저자도 예를 든것처럼 우리는 늘 '간격'을 좁히고 '피해야 할 대상'으로 받아들이며 살아왔다. 지하철 승장장 사이에 벌어진 '간격'을 주의하라는 안내방송을 늘 듣고 있으며 후보자가 선거연설 때 했던 공약과 당선 후 시행하지 못하는 그 간격에 배신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타이 탈감이 말하는 간격이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재즈연주를 들을 때 우리는 거의 대부분 즉흥적으로 연주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악보가 있지만 무대에 오를 때 마다 연주자의 기분이나 상황에 맞는 변주가 우리를 오히려 더 감동시키고 만족시킨다. 바로 이런 간격속에서 이노베이션, 즉 기대하지 못했던 그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리더의 핵심요소로 간격이 등장하는 까닭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이 또한 틀릴지도 모르지만 나의 해석을 더하자면 '다른 생각'이 아닌가 싶다. 기술회사에서 애완견 사료를 생산하는 것, 폭약 제조 덕분에 라디오 인공위성을 개발하는 것, 이런 것들이 모두 한 가지만 생각하고 반드시 예상한 결과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간격에서 뚫고 바라보는 다른 생각이 리더의 자질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 핵심요소는 '으뜸음 찾기'인데 이것은 기존에 리더십 덕목 중 하나인 잘들어주기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지도자에게 으뜸음 듣기의 가장 큰 보람은 그것이 위대한 화자들을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청자도 함께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사실 으뜸음 청자가 당신의 말을 들어주면 당신이 말하는 방식도 바뀌게 된다. 당신은 더 이상 당신의 말이나 생각을 청자의 비위를 맞추어주는 어떤 범주에 집어넣으려 하지 않는다.

 

이렇게 총 3가지의 핵심요소를 가진 위대한 마에스트로들이 어떻게 경영하는지의 구체적인 내용이 바로 3장에 나온다. 서문에서 말한 것처럼 이타이 탈감의 스승인 번스타인도 포함되어 있어 해당 부분을 읽어보면 이타이 탈감이 어떻게 좋은 지휘자, 또 다른 리더가 될 수 있었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기도 하다. 그동안 경영자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리더십과 종교인들이 말하는 리더의 자질에서 좋은 해답을 얻지 못했다면 '마에스트로 리더십'을 통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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