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러 심리학 입문 - 오늘을 살아가는 무기, 용기의 심리학, 개정 증보판
알프레드 아들러 지음, 김문성 옮김 / 스타북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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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부터 몸이 약한 아이, 똑똑한 형과 여러 동생들 사이에서 제대로 관심을 받지 못해 열등감과 불안감에 사로잡혔던 유년시절을 경험했다면 그 아이가 자라서 어떤 어른이 되었을까? 결정론자였던 프로이트의 심리학으로 보면 아마도 그 아이는 인격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비정상적인 어른이 될 확률이 높다고 할 것이다. 비결정론자였던 아들러는 프로이트의 영향을 많이 받긴 했지만 유년시절의 경험이나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적 요인이 반드시 인격형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첫 문장에서 묘사한 아이가 바로 아들러의 유년시절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유년시절에 부모로부터 좋지 않은 영향을 받거나 사회적으로 소외를 당했다면 아이에게 큰 상처를 줄 뿐 아니라 회복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올바른 인격형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지만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으며 올바른 목표와 방향을 잘 잡아준다면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의 미래는 과거의 경험이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을 각자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본 것이다. 자신이 처한 문제와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고 극복하려는 용기를 낸다면 삶의 의미를 올바르게 찾을 수 있다는 이론으로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을 용기의 심리학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들러의 개인심리학 이전의 프로이트 이론과 다른 또 하나는 '사랑'을 강조하며 종교를 무의미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점도 들 수 있다. 아들러의 심리학 이론을 들여다보면 주된 내용인 타인과의 관계를 중요시해야 한다는 점이 '네 이웃을 사랑하라'고 강조하는 성경과 유사하다. 차이가 있다면 상처나 문제가 있는 사람을 타인이 개입하고 스스로 자각하는 용기를 내야 한다는 것이 아들러의 이론이라면 성경은 모든 것의 기본이 주의대한 믿음과 사랑이 바탕이 되어있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느꼈다.

 

세계적인 위대한 정신적 운동을 통해서 인간은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종교는 이런 방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노력 가운데 하나이다. 27쪽

열등감과 우월감은 아들러에 의해 최초로 사용된 단어로 열등감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우월감이 더해져 마음을 움직이는 추진력과 원동력이 된다고 보았다. 아들러가 말하는 우월감이란 남보다 위에서려는 마음이 아니라 자기의 가능성을 더 많이 실현하려는 의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들러는 과거의 경험이 각자의 해석에 따라 미래가 변한다고 보았는데 이 부분은 소설 [당신에게]에서 나왔던 문구를 떠올리게 했다. 과거와 타인은 바꿀 수 없지만 미래와 자신은 바꿀 수 있다는 내용과 유사하지만 역시나 차이점은 있다. 아들러의 이론이 긍정적으로 발전한다면 개인이 사회적 도움없이 긍정적인 삶의 의미를 되찾고 올바른 인격형성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 결국 타인의 도움으로 미래가 달라질 수 있으며 역시나 다른 사람의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용기와 사랑으로 자신의 미래 뿐 아니라 타인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미래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것이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 생각하는 자신에 대한 평가와 삶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데 잘못세워진 삶의 의미를 고쳐가는 것이 중요하다. 안타깝게도 삶의 의미를 제대로 상정하지 못한 사람일 경우 혼자서 잘못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고 한다. 왜냐면 개인의 발전과 변화에만 중점을 둔 사람이라면 공동체적 관심과 공헌의 중요성이 빠진 삶의 의미가 무익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홀로 도태되어 살아가는 사람은 허구와 허상속에서 자신의 욕망을 채울 수 밖에 없다. 자기만의 세상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 혹성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 다른 혹성의 사람이다. 그곳에서 나는 공주이다. 이 빈약한 지구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내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사실도 인정하지 않는다.' 104쪽

 

불안한 유년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크게 4가지의 경향을 보인다. 첫 번째는 아들러처럼 자신이 받은 상처와 고통을 대물림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정상적이고 가장 좋은 상태의 모습을 유지하며 살아가려는 경향, 두 번째는 상처를 이겨냈다는 가정하에 자신의 자녀들도 마찬가지로 홀로 일어서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 세 번째는 자신이 당한 만큼 자녀에게 상처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경향, 마지막 네 번째는 상처로 인해 어떤 행동을 해도 이해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세운 목표를 성취했을 때 혼자서만 이익을 얻는다면 그것은 공헌적인 삶이 결코아니라는 점에서 첫 번째의 경향처럼 자신의 과거를 해석해야 한다.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해석하고 극복하려는 의지, 즉 용기를 갖고 사회와 관계를 통해 올바른 길을 걷게될 수 있다는 인류애에 가까운 아들러의 심리학은 과거와 환경만을 탓하는 안타까운 이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이론이자 유일한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정신과 의사가 된 아들러가 사회적 협력과 공동체 의식을 주장하고, 인간을 구분하거나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감싸며 해결책을 찾은 것은 자신이 겪은 경험을 승화시킨 까닭이다. 아들러가 국제적 명성을 높게 얻은 가장 중요한 이유라 하겠다. 2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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