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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날의 스타일북 가을-겨울 Autumn-Winter - 매일매일 새로운 365일 코디네이션 ㅣ 보통날의 스타일북 2
기쿠치 교코 지음, 김혜영 옮김 / 비타북스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K.K closet
보통날의 스타일북

지난 봄, 해외서적 코너에서 아직 번역되지 않은 기쿠치 교코의 <K.K. closet>을 원서로 처음 보았다. 원서다보니 이번에 번역본으로 출간된 책보다 2배 이상 가격이 비싸 책 속 컨텐츠가 정말 맘에 들었지만 그 자리에서 구매를 결정하진 못했다. 왜냐면 내용이 워낙 좋았던데다 잡지에서 해당 책 기사를 몇 차례 보다보니 번역본이 나오리라는 기대를 가졌기 때문이다. 가을을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시즌에 맞게 출간 된 보통날의 스타일북. 코디북이라 사진만 봐도 괜찮지 않냐고 하겠지만 번역본을 기다린 것이 비단 가격 때문은 아니었다. 앞으로 소개 할 코너 팁을 보면 이해될 것이다.
일본에서 출간하는 패션지를 자주 본 사람이라면 거리에서 이따금 마주치는 화려한 의상은 거의 없고 베이식한 스타일이 많았다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오피스의 경우라면 타이즈의 스커트가 기본이 되지만 거의 대부분 컨버스화에 흰 셔츠, 계절에 따라 카디건을 입거나 스웨터를 걸치는 정도로 거의 큰 계절의 변화가 크지 않았다. 무엇보다 국내 잡지에서 보여주는 매일 매일 추천코디는 무난한 날도 있지만 정말 저렇게 입고 출근할 수 있을까? 외출 할 수 있을까? 모델이 입어도 별로인 코디들도 상당한데 <보통날의 스타일북>에는 입고나가지 못할 코디가 하나도 없다. 무엇보다 일본 잡지의 경우 부록으로 토트백을 자주 선택하는 까닭도 이 책을 보면 이해가 간다. 우리가 활용하는 고급진 잇백보다 편하게 들고다닐 수 있는 토트백을 정말 잘 활용하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새로운 365일 코디네이션
Autumn - Winter 10.01~3.31

우측에 사진은 흰 셔츠와 가디건, 그리고 컨버스화로 코디한 스타일링으로 우리가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컷이다. 센스가 있거나 옷을 자주 접하는 여성이라면 이런게 코디라고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베이식하고 심플 그자체다. 안경을 소품으로 활용했는데 별다른 코멘트없이 롱가디건을 활용한 예라고 캡션이 달려있는 코디다. 물론 괜찮은 코디이긴 하지만 이 때문에 이 사진을 고른 건 아니다. 바로 옆에 '여성이 남성복을 입었을 때의 멋을 보여주는 영화'를 소개해준 tip이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옷에 성별구분이 거의 없어졌다고는 해도 막상 여자가 남자옷을 입는다고 생각하면 커다란 흰 셔츠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무심하면서도 시크하게 남자옷을 자유롭게 코디할 수 있다면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스타일이 그만큼 많아지지 않을까. 영화에서는 여배우가 남자바지처럼 통이 큰 바지와 커다란 셔츠를 매치해서 등장하는데 저자는 내용보다 패션에 더 관심을 두고 봤다고 말했다. 저가 추천한 영화는 우디 앨런의 [애니 홀]이란 영화다. 좀 오래된 영화라고 하니 나중에 DVD를 빌려서 봐야할 것 같다. 패션은 어짜피 계속 반복된다고 하니 해당 시대의 스타일을 참고하는것도 좋을 것이다.
정말 좋아하는 옷을 입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이 책에서는 182가지 스타일링을 소개합니다.
여기에 복잡한 법칙이나 어떤 정답이 실려 있는 건 아닙니다.
그저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건 소개한 옷은 모두 제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옷이라는 사실입니다." - 저자 서문에서-

10월 1일 부터 3월 31일까지, 매일 매일의 코디가 담겨 있다. 값비싼 제품도 아주 간혹 등장하지만 이미 우리가 소장하고 있는 제품이 훨씬 많다. 저자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심플하고 베이식한 셔츠, 컨버스화(그것도 흰색으로만)등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옷과 스타일만 담았다고 한다. 옷을 코디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좋아하느냐의 여부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일본 여행을 하다보면 라멘이나 초밥보다 우리의 시선을 끌고 입을 즐겁게 해주는 것은 '디저트'류라고 생각한다. 편의점이나 마트에만 가도 제과점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맛있고 보기에도 좋은 제과류를 저렴하게 팔고 있다. 나의 경우는 일본에 도착한 첫 날 저녁에는 무조건 마트에 나가 푸딩이나 커스터드 크림이 들어있는 다양한 모양의 슈를 사먹곤 한다.
스타일링 책이라고 패션과 관련된 이야기만 실린 것이 아니라 더 반가웠다. 특정 매장과 제품이 등장하긴 했지만 도쿄에 가면 꼭 다양하고 달달한 제과제빵류를 맛보길 추천한다. 슈크림과 함께 등장한 코디는 가을하면 떠오르는 '트렌치 코트'와 플레어 스커트, 그리고 여성스러움을 한 층 더 살려줄 힐까지, 가을의 어느 금요일, 출근하고 바로 데이트를 하러 가도 괜찮은 코디다. 위의 소개한 영화, 제과류 외에도 진주 목걸이, 자전거, 타이즈, 소도구 등 저자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다양한 팁은 일본어를 잘했다면 상관없겠지만 나같은 초급자에게는 번역본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저자가 알려준 코디로 가을~겨울 6개월 동안은 옷 때문에 고민할 일이 거의 없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