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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산다는 것 - 세상의 작동 원리와 나의 위치에 대한 사회학적 탐구
아브람 더 스반 지음, 한신갑.이상직 옮김 / 현암사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요? 라고 묻는 다면 우선 내 이익보다는 타인의
이익을 우선시 하고, 말을 삼가할 줄 알아야 하며 조직활동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대부분 일 것이다. 요즘 흔히 출간되는
심리학적 측면에서 말하면 점점 낮아지는 자존심이 아닌 자존감 회복방법과 우울증이나 화 극복방법등을 사례를 통해 설명해줄 수도 있겠다. 그렇게
이미 벌어지거나 일어난 '관계'말고 도대체 관계는 어디서 어떻게 시작했으며 혼자살면 왜 안되는를 이해하려면 어떤 책을 펼쳐야할까? 아마도
엄청나게 두꺼운 인간관계학원론이나 시민탄생이나 국가탄생까지 파고들어야 할지 모른다. 두꺼운 책을 펼쳐서 읽으면 가장 좋겠지만 읽다보니 내가
찾고자 하는 질문에 대해 놓치거나 시간이 부족하다면 책 [함께 산다는 것]만큼 좋은 책이 없다. 우리가 다른 개체와 다른 이유도, 그래서
공격성이 더 발달된 개체들을 지배할 수 있었던 것도 질문의 힘이자 서로 묻고 답해줄 수 있는 관계의
힘이었다.
사회가 어떻게 생겨났고 우리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있다는 내용외에 기억에 남았던 몇 가지를
가져오면, 우선 우리가 상호의존으로 이어진 것 뿐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갖는 '기대'로도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심지어 그런 기대들의
대부분이 어긋나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부연설명을 접하기 전 부모가 자식에게 거는 기대, 아내가 남편에게 갖는 기대 등으로 우리가 그렇게
수없이 다투고 화내고 결국 등을 돌렸던게 아닌가 생각했다. 예를 보고서야 저자가 말하는 '기대'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저자가 예로 들어준
것은 보통 운전을 할 때 우리는 누구나 다른 운전자들도 교통법규를 지킬거라는 기대를 갖고 운전을 한다. 누군가 역방향으로 달려올거야 라든가,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우회전이나 좌회전을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물론 극소수 갖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게는 믿고 운전한다. 만약 그렇지 않은
운전자를 만나게 되면 화를 내거나 이슈가 되는 것도 우리가 갖는 기대에서 어긋났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우리가 물건을 파는 상점에 들어갔을 때
친절하게 대응하고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거라 기대하는 고객이 될 수도 있지만 점원 입장에서는 고객이 어떤 기대를 하는지 미처 생각하지
못하거나 아에 그런 기대에 부응하려고 생각조차 안할 수도 있다는 것도 깨닫는다. 이런 경우 상대방의 배려없이 자신만의 기대로 더 화를 내거나
실망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마치 초반에 언급했던 부모와 자식간의 기대라든가, 부부간의 기대라든가 말이다. 이런 것을
역할 갈등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은 위의 문단에서 알아볼 수 있다. 우리는 수업시간에 '역할 갈등'에 대해
분명 배웠지만 실제 사회로 나와 사용해본 적이 없다. 더군다나 누군가 역할 갈등이 뭔지 물어온다면 짐작할 수는 있지만 명쾌하게 설명할 수도
없다. 누군가에게 설명하기 위해 공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면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한다. 책에서는 볼드체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접하게 되는 사회학적 용어들을 이렇게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사회학을 전공하고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만약 전공수업 전에 이책을
읽었거나 함께 병행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좋은 입문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