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물리학 - 빅뱅에서 양자 부활까지, 물리학을 만든 250가지 아이디어 한 권으로 보는 교양과학 시리즈
클리퍼드 픽오버 지음, 최가영 옮김 / 프리렉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물리과목은 학창 시절 내게 힘겨운 '과목' 중 하나 였을 뿐이다. 물리학자는 내게 먼 사람들이었고 관련 저서를 시험과 무관하게 펼쳐봐야 할 일은 없다고 믿었다. 하지만 유명인들의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생활의 원리를 깨닫는 것이 바로 물리학의 내용과 겹쳐있었고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들이 입을 모아 말하길 '기본은 물리학'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비가 개인 후 만나게 되는 아름다운 '무지개' 또한 빛의 굴절이라는 과학원리가 숨겨져 있다. <한 권의 물리학>에는 우리가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교양과학의 일부다. 이미 알고 있거나 궁금했던 주제들 부터 살펴보았다. 250가지의 아이디어 중 궁금하지 않을 내용이 있을리 없으니 결국 순서의 문제였다.

'이 책에서 관심있는 주제를 찾아 읽을 때는 목차를 십분 활용하기 바란다. 이야기가 연대순으로 나열되어 있어서 원하는 주제가 예쌍치 못한 순서에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16쪽

요즘 운동하러 자주 공원에 나가는데 휴일 낮 시간대에 반드시 마주치는 것이 있으니 바로 '부.메.랑'. 부메랑의 원리는 뭐야? 드라마에서 남주가 말했던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를 외치며 과학원리를 무시하고 싶지만 궁금하다. 부메랑은 왜 돌아오는가? 애초에 부메랑은 세게 날려 무언가의 생명을 노리는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던지면 되돌아오게 만든 것은 사냥감인 새를 겁주기 위한 것으로 원리는 회전체가 회전하는 방향의 변화를 일컫는 세차 운동 덕분이라고 책에서 알려준다. 더 멀리 오래 공중에 떠있는 부메랑을 보고 싶다면 V자의 오목한 부분이 정면을 향하게 한 상태에서 던지면 된다. 그런가하면 기원전 건물에서도 볼 수 있는 '아치'형태도 과학원리가 숨어 있다고 한다. 아치형태의 건물이 예뻐서라기 보다 상하좌우로 하중을 분산시켜 무게를 더 효율적으로 지탱할 수 있고 공간을 넓힐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저자의 노고를 제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사실 책을 순서대로 읽기는 해야 한다. 왜냐면 각각 아이디어가 중심이 되었던 연도가 책 페이지 한쪽에 적혀있는데 그것을 통해 과학의 발전이 역사속에서 어떻게 이뤄져왔는지를 동시에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그냥 무시하고 호기심 가는 대로 펼쳐보았다. 다시말해 현실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것들이 궁금했던 것이다. 바로 I빔. 건축현장 근처를 지날 때면 반드시 보게 되는 I빔을 보면서 왜 저렇게 생겼는지 궁금해했던 적은 없었다. (저자가 궁금한 적이 있어냐고 물어보았는데 아쉽게도 없다.) I자 처럼 만든 까닭은 대들보 축에 수직 방향으로 하중이 가해졌을 때도 휘어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형태라고 한다. 책에는 예전에 세계무역센터 지하 2층을 지탱했던 I빔 사진이 실려있는데 알다시피 그 곳의 I빔은 현재 9.11 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이처럼 책 곳곳에 물리학 공부를 하다가 역사적인 사건을 마주하기도 한다. 역사와 밀접하게 관련된 '전쟁'하면 떠오르는 것이 다름아닌 전쟁무기다. 대포와 다이너마이트 그리고 핵은 어떤 원리며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궁금하다면 역시 책을 찾아보면 된다. 비교적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쉬운 주제를 언급했지만 막상 책을 사서 목차를 보면 깜짝놀랄 것이다. 교과서에 등장했던 보일의 법칙, 소리굽쇠, 샤를의 법칙은 물론 푸코의 진자, 그리고 전공생들이 두려워 하는 '열역학, 역학'등의 무거운 주제도 물론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역시나 그런 무거운 주제는 지금 내게 너무 먼 이야기들이다.  재미나고 너무 익숙하지만 신기했던 것, '탱탱볼'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솔직히 길가다가 아무나 붙잡고 탱탱볼이 왜 다른 공과 달리 더 높이 그리고 한번 튕겼는데 꽤 여러번 계속 튀어오르는지 아냐고 물어본다면 자신있게 답할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1965년슈퍼 탱탱볼이 처음 생산되었을 당시 화제가 되어 미국 잡지 라이프(Life)에 실릴 정도였으니 탱탱볼의 '튕김'이 예사롭지 않은 건 당연하다.

시대순으로 화제가 되었던 물리학 아이디어를 소개한 이 책은 흥미롭고 몰랐던 원리를 알려준다는 점에서는 칭찬해줄 만하다. 그래서 전문적으로 공부하려는 학생들이나 배경지식이 있는 사람들의 깊이있는 참고도서로 삼기에는 역시나 설명이 그리 상세하지도 풍부하지도 않은 것은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알려진 법칙중 궁금했던 점, 역사적으로 과학발전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그야말로 교양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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