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 생각이 많아진 너에게 필요한 영혼의 처방전
샤론 르벨 엮음, 정영목 옮김, 에픽테토스 원작 / 싱긋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에픽테토스 잠언집, 새벽 3시 - 샤론 르벨 엮음/ 정영목 옮김

 

스토아학파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교훈은 담은 이 책은 편람과 핵심어록을 현대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샤론 르벨이 재구성했다. 편람과 어록의 원문 또한 에픽테토스가 직접 저술한 것은 아니었고, 그의 제자가 누군가에게 줄 요량으로 스승이었던 에픽테토스의 연설을 기록하였으며 총 8권 중 현재까지 남아있는 권 수는 총 4권이다. 노예였던 그의 영민함을 일찍 알아보고 로마로 유학을 보낸 그의 주인 에파프로디토스가 우리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주인노릇'을 하느라 그를 시기하고 더욱더 가혹하게 대했다면 2천년이 넘도록 동서양에 지혜를 전달해준 에픽테토스는 존재하지 않았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천만다행이었다. 책을 읽다보면 점점 더 그런 마음이 들었다. 어디서 분명 봤던 내용이었는데 하고 따져보니 이미 출판된 자기개발서 혹은 앞으로 나올 자기개발서의 핵심이 과연 이 책에 담겨있는 에픽테토스의 지혜와 조언에서 얼마나 떨어져있을까 싶었다.

 

20대를 지나 30대를 코 앞에 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지금 내가 걸어가는 이 길이 제대로 된 길인가?'일 것이다. 책은 우리가 현실속에서 마주하는 고민에서 먼 이야기가 아니다. 샤론 르벨의 말처럼 에픽테토스는 우리삶속에 밀접하게 들어와있으면서도 대상이 철학자이든, 아이든 할 거 없이 모두에게 적용되는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현실의 만족을 갖지 못할 때 우리는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일을 명확하게 구분해야한다.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던가 별로 하고 싶은 일도 아니지만 타인의 주목을 받기 위해 하고 싶은 척 하는 것은 아닌지 그것은 우리 스스로 더 잘 알고 있다. 책에 가르침이 있다고 말하지만 에픽테토스는 무의미한 글자읽기, 즉 책을 읽었지만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은 독서를 권하지는 않는다. 책을 읽었으면 행동해야 한다. 두번 째 고민은 바로 '관계'에서 발생한다. 관계에서 오는 문제를 아에 차단하겠다고 혼자 사는 것이 방법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우선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라는 법정스님의 말씀도 떠오르는 데 에픽테토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을 화나게 한 사람, 혹은 실망 시킨 그 사람이 그럴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는 것을 동정심을 갖고 바라보라고 한다. 만약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읽은 독자라면 이 책의 첫 문장을 쉽게 떠올렸을 것이다.

 

"내가 저 사람처럼 시련을 겪었더라면, 저 사람처럼 상심했더라면, 저 사람과 같은 부모를 가졌더라면......나도 똑같은 짓을 하거나 똑같은 말을 했을 것이다." 173쪽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어지면 이 말을 명심해라. 세상사람들이 모두 너처럼 다 혜택을 누리고 사는 건 아니란다." <위대한 개츠비> 첫 페이지.

 

정말 악인이 아니라면 내게 잘못을 한 그 사람을 용서하고 용서해야 내 마음이 편해진다. 마찬가지로 내 자신도 용서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에픽테토스는 말한다. 나의 진로와 관계에 대한 해답외에 우리가 공통적으로 하는 큰 고민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행복'이다. 욕망은 변덕을 부리기 때문에 끊임없이 다른 것을 갖고 싶게 만든다고 한다. 욕망또한 습관이라 그 습관을 떨쳐내지 않으면 그게 체화되어 욕망에 길들여진 사람이 되는데 화를 내는 것 또한 습관이라고 했다. 화를 아에 안내려고 노력하지 말고 그 횟수를 점차 줄여가다보면 욕망도 화도 자연스럽게 내게서 떨어져 나간다. 욕망을 걷어냈을 때 행복은 알아서 찾아오지만 이 때 부와 권력도 함께 얻으려는 그 욕심마저 버려야 가능하다고 에픽테토스는 말한다.

 

반드시 행복과 자유를 얻고자 한다면, 부와 권력은 없이 살 각오를 해야 합니다. 32쪽

 

학자들을 두려워했던 왕에게 추방당한 뒤 오두막에 기거하며 검소한 생활을 했던 에픽테토스는 매일 매일을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소로의 <월든>과 유사한 삶이다. 책을 읽으면서 또 다른 책이 계속 생각나게 만드는 이 책은 어록의 일부를 담았지만 남은 부분도 전부 보고 싶어졌다. 이미 존재하지 않은 또 다른 4권에는 어떤 내용이 있을지도 궁금하지만 결국 욕심을 비우고 날마다 노력해야 한다는 기본 내용은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2천년이 지난 잠언집이지만 샤론 르벨과 정영목 역자 덕분에 좋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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