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메이드
아이린 크로닌 지음, 김성희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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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메이드 - 아이린 크로닌 지음

다리없이 태어난 아이 아이린. 저자의 회고록이자 일정 부분 픽션이 가미 된 작품이다. 책의 시작은 10대 소녀가 댄스파티에서 가장 멋진 남자의 제안으로 춤을 추는 장면이다. 두 다리가 없는 그녀였지만 얼굴이 예쁘고 지적수준만큼이나 유머러스한 집안 내력으로 퀸카가 되기에 손색없던 아이린은 격렬하게 춤 동작때문에 의족이 빠져나가는 상황을 맞이한다. 그리고 그녀의 어린시절, 4살 때 가족 모두 떠난 여행에서 자기 혼자 빠졌다는 사실과 자신을 제외한 '보통'사람들 모두 다리를 가지고 태어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으로 되돌아 간다. 역자의 말처럼, 다른 리뷰어들의 소감처럼 장애를 가졌지만 아이린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연애도 하고 실연도 겪으면서 동시에 이런저런 문제에 시달리기도 한다. 가족과의 불화 또한 그녀를 비켜가지 않는다. 무엇보다 임신중에 복용한 약, 탈리도마이드 때문에 장애아를 낳았다는 사실을 끝까지 감추려했던 어머니와도 화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결국 어느 가정이나 크게 보면 비슷한 위기와 결말을 맞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르다면 그녀가 두 다리가 없다는 사실이 아니라 시련을 극복하는 과정이었다. 

"톰, 네가 혹시 지금 내 감정이 어떤지 궁금할까 봐 말해주는건데, 난 가끔씩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어. '내가 이곳에 있는 것은 가족들  덕분이 아니라, 그들이 내 가족인데도 '불구하고'라고." - 490쪽-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던 때 아이린을 달래주던 거트이모와 그녀말고도 10명이나 되는 자녀들을 낳아 기르는 부모의 모습을 볼 때 가족의 힘이 상당히 컸다라고 생각했다. 결말에 이르러서야 아이린도 어느 부분 인정하긴 하지만 그녀가 가장 힘들어했던 무렵 그녀의 가족은 그를 버려두었다. 심지어 엄마를 원망하지 않는다는 그녀의 진심은 아랑곳없이 끝까지 탈리도마이드 복용을 부정했던 엄마의 모습은 쉽게 이해가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모성이 큰 것과 별개로 자신이 누군가에게 크나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부정하려는 인간의 이기심은 그 자리가 '엄마'라고 해도 별다르지 않다는 생각에 씁쓸해졌다. 엄마라면 그럴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반대로 엄마도 사람이니까, 더군다나 늘 예뻐보이고 싶고 그게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속에서 성장한 여자라면 이해되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악녀 캐릭터를 욕하면서도 그래서 좋아한다고 말하는 장면은 아이린의 엄마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이기도 했다.

"에리카는 악마야!"엄마는 이렇게 말하곤 "아, 나는 그래서 에리카가 진짜 좋아"라고 덧붙였다. -42쪽-

첫 결혼에 실패한 아이린의 시련은 앤디를 만나면서 끝이 났다. 사랑이 이렇게 쉬울 수 있냐며 자문할만큼 앤디는 그녀에게 진정한 베필이었다. 취향이 비슷해서 싸우는 일도 있지만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두 사람의 모습은 온갖 핑계와 두려움으로 현실에 안주하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부러운 커플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소설적인 분위기였지만 가장 맘에 드는 부분도 두사람의 연애사였다. 브라질로 떠난 앤디와 연락이 두절되었을 때 독자였지만 앤디에게 크게 실망했고 설마 반전이 있진않을까 하며 기대하며 읽었다. 누군가의 삶을 참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는 말이 칭찬으로만 들리진 않겠지만 아이린의 삶은 그녀의 장애를 염두하지 않아도 소설처럼 다가왔다. 엄마와의 갈등과 유전적 결함을 쫓는 부분은 안타까웠지만 책을 읽고 전체적인 느낌이 우울하기보다 달콤하게 느껴졌던 까닭도 그 때문이다.

날 반대하는 편을 이끌던 사람이 폭력적인 환자에게 공격을 당했다. 그것을 보면서 난 이런 교훈을 얻었다. 첫째, 절대 나 자신을 의심하지 마라. 특히나 다른 누군가가 나 대신 날 비난하기 위해 안달 나 있을 대라면 더더욱.
-528쪽-

프리다칼로가 쓴 "날아 갈 수 있는 날개가 있는데 다리가 무슨 필요가 있을까"란 말보다 이 문장이 아이린의 강한 의지를 잘 느끼게 만들었다. 나 자신을 의심하지 않기! 치료사와 친구들의 조언을 신중하게 생각하는 아이린도 결국 자신을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의심하지않는다면 장애나 이런저런 방해도 결국 모험을 위한 특별한 장치가 될 뿐 벽이 될 순 없다는 것을 '머메이드'가 깨닫게 해줬다. 다만 해석이 매끄럽지 않아 읽으면서 많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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