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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수업
수산나 타마로 지음, 이현경 옮김 / 판미동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아내 노라와 두 아이를 잃은 전직 의사 마테오는 나이든 노인에게 아무도 사지 않을 것 같은 낡은 숲속 집을 구매 해 살고 있다. 산행하는
사람들을 그를 성직자라 생각하며 묻지 않은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어떤 이는 이유없이 그를 미워하며 화를 내기도 한다. 노라의 이야기라던가
마테오 부모님의 이야기가 나오기 전까지 독자도 헷갈렸을 것이다. 그는 왜 은둔 생활을 자처하고 있을까. 가족을 잃은 상실감은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데 그토록 괴롭고 힘들었던 것일까. 그것은 아내와의 이별이 결코 제 3자의 의한 '어쩔 수 없는'사고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중고차를 끌고 오던 중 아내와 큰 아들 그리고 뱃속의 둘째가 탄 차가 마치 자살이라도 하려던 것 처럼 사라져버렸다. 아내가 내가 알지
못하는 이유로 나를 버리고 이 세상을 버렸다는 오해속에 마테오의 상실은 회복될 수도 끝낼 수도 없는 상태가 된다. 나중에 그것이 자살하려던 게
아니란 것을 알려주지만 작가 수산나 타마로는 문제의 해결이 어디에 있든 마음 먹기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누구나 사고를 당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결별을 맞이하면 성인처럼 쉽사리 마음을 다 잡지 못한다. 마테오 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서로 다른 이유로 연약함을 가지고 있다.
마테오가 가진 연약함은 청소년기의 얻어진 결과물이 아니었다. 그가 태어나기 전 아버지가 느꼈던 아픔이 그대로 육신과 함께 전해져 내려왔다고 믿고
있다.
아마 내 연약함 속에는 이것, 그러니까 눈에 보이는 것에 넘어 가지 않는, 이런 면이 들어 있었을 거야. 55쪽
마테오가 노라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 산속에 들어오게 된 계기, 그리고 현재의 삶을 전달하는 편지형식의 구성을 띄고 있다. 노라에게
미처 말하지 못했던 그의 이야기는 스스로 무엇이 문제였는지 찾아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과정속에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앞이 보이지 않았던
아버지는 마테오가 점점 성장하고 자신의 말을 더이상 믿어주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급격하게 약해진다. 마테오가 부모로 부터 연약함을
물려받았다면 그의 아버지는 보이지 않는 시력과 더이상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어져버린 무기력함에서 온 것이다. 굳이 숲속까지 찾아
들어가 자급자족 하는 삶까지 살아볼 필요도 없다. 살면서 누군가의 죽음 때문에 삶 전체가 달라지는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자신을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마음에서 시작된다. 신이 당신을 구원 해 줄 거라 믿는다면 우선 신을 믿는 그 마음부터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