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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진실을 말하는가 -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이 쓴 음모론과 위험한 생각들
캐스 선스타인 지음, 이시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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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에 큰 사건이 일어났을 때 사건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거나 보상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미심쩍은 부분이 드러나면 듣고서 흘렸던 '음모론'의 사실여부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음모론 배후로 등장하는 인물은 나라마다 숙적이나 공통된 적일 경우가 많지만 정말 뜻밖에 존재일 때도 있다. 저자가 살고 있는 미국은 어떨까? 배후로 지목되는 사람 혹은 집단이 누구냐에 따라 그 음모론이 확대될 가능성이 정해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저자는 음모론에 휘둘리는 까닭 중 개인 스스로가 제대로된 정보력이 없거나 믿고 싶어하는 것만 믿으려는 경향 때문이라고 말한다. 비단 음모론 뿐 아니라 약자인 개인은 일상 생활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 혹은 주장하고 싶은 쪽으로 마음을 기울이지만 음모론까지 그렇게 믿어버리면 상상 이상으로 부정적인 결말을 초래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음모론을 믿는 사람의 심리가 이렇다면 음모론을 퍼뜨리는 주체가 되는 사람들은 누구이며 목적이 무엇인지도 저자는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정부가 시행하는 정책에 지지도가 약해질 수록 음모론 공급자는 강해지고 반대의 경우 음모론도 힘을 상실한다. 때때로 정권이 바뀌거나 책략을 펼치기 위해 음모론을 이용하는 세력도 있기는 하다. 음모론이 존재하는 경우는 다양하다. 저자는 나라별 급박하고 조심스러운 주제뿐 아니라 동물과 개인과 단체간의 보상문제에서 드러나는 음모론까지 언급했다. 개인적으로는 동물의 권리와 보상문제가 관심이 쏠렸다. 근래 신문이나 소셜을 통해 접하는 동물학대 기사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수법의 잔인함은 이루 말할 수 없고 가해자가 아닌데도 가해자와 같은 인간이라는 점 때문에 피해당한 동물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이런 동물권리를 어떻게 지켜줄 수 있을까? 여러가지 문제점이 제기되어 시행되지 못한 관련 제도 중 동물 신체에 칩을 심자고 했던 적이 있다. 보호자가 누구인지 등의 기록을 담으면 유기견을 보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반대로 동물을 학대로 부터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은 할 수 있어 보였다. 책에는 동물에게 직접적인 권리를 주는 방법, 물론 이 방법도 시행하기 어려운 점은 과연 동물에게 권리를 준다는 것이 사실상 가능한지, 준다면 그 권리를 동물을 소유한 보호자에게도 해당되는지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런 논란이 생겨나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인지도 모른다. 두번째 관심사였던 보상문제는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답답할 뿐이다. 신체적 훼손과 정신적 피해로 인해 쾌락을 상실하고 안녕감(well-bing)을 누리지 못한 이들에게 물질적으로 보상한다는 것 자체가 기준이 애매하다. 저자는 사람에게는 적응하려는 능력이 뛰어나고 개별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보편적인 보상기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여러가지 사례를 목숨걸고 발표한 저자의 노력은 놀랍고 칭찬할 만하지만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독자들은 공감할 만한 부분이 많지 않은 건 사실이다. 다만 특정 음모론을 확대하고 나름대로 재해석해서 추가적인 음모론을 탄생시키는것 보단 음모론이 왜 발생하는지 어떻게 해결되는지등을 고민한 점은 다른 책이 갖지 못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