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사랑의 힘에 사로잡힌 삶 - 세이비어 교회 창립자 고든 코스비의 묵상집
고든 코스비 지음, 유성준 옮김 / 평단(평단문화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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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비어 교회 창립자 고든 코스비의 묵상집.

며칠 전 동료와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 노인을 위한 무료급식 모금활동을 보았다. 지갑을 가지고 다닐 때면 작은 돈이라도 보탬이 될까 싶어 모금함을 그냥 지나치진 않았는데 당시에는 쿠폰만 챙기느라 현금 가진 게 없어 그냥 지나쳤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한번 더 마주치면서 현금이 없어 그저 아쉬워만 했는데 책, 위대한 사랑의 힘에 사로잡힌 삶을 읽고 나니 아쉬워만 할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묵상집 곳곳에 그리고 코스비 목사가 강조하는 것은 단하나, 예수께서는 가난 한 자를 사랑하셨고 가장 아끼셨다며 믿는 사람들일 수록 사명처럼 가난 한자들을 돌봐야만 한다고 깨달음을 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나와 같은 사역자들의 가장 큰 실패 중의 하나는 사람들에게 사랑하라고 강조하고, 세상에 사랑이 없음을 분개하지만, 정작 우리 자신은 사랑의 존재가 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98쪽-

종교서를 읽을 때면 매번 느끼는 것이 믿음을 떠나 사람이 살아가면서 지켜가야 할 기본에 대한 부분이 담겨져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었다. 가령 우리는 산다는 것, 존재하는 그 자체가 얼마나 큰 기쁨이며 위대한 것 중에 가장 위대한 선물을 받았다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한다. 자살을 생각하는 비극적이고 비약적인 사람들 뿐 아니라 보통의 사람들도 종종 살아있다는 것을 가볍게 여기거나 그저 살아진다고 표현 할 때도 있으니 반성 해야 할 부분이다. 물론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고통 그 자체인 사람들이라면 너무 함부로 말하는 것이 아니냐 하겠지만 적어도 고든 목사에게는 그렇게 말할 수 없을거라 생각한다. 고등학생 때 부터 설교자를 초빙 할 여건이 되지 않아 허름하게 무너질 지경에 놓인 흑인사회 교회에 자진해서 설교를 시작하고 2차 세계대전 당시 군목으로 섬기며 보았던 수많은 군인들의 죽음과 이해되지 못했던 그들의 마지막 모습들을 보며 진정한 사역이 무엇인지, 우리 사회에 필요한 참된 사역을 하기로 결심하여 실행에 옮겼기 때문이다.
"교회가 참된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교회의 리더들이 참된 존재가 되어야 하고, 교회는 교회가 위치한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해야 하며, 지역교회들이 함께 연합해서 사역해야 합니다." -198쪽-

참된 믿음을 위해서는 혼자서만 개인적으로 잘한 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고든 목사가 강조하는 것 중 하나였다. 교회에 함께 다니는 교인들 뿐 아니라 소외받는 이들은 물론 세상에 모든 사람과 교제하고 사랑을 나눌 수 있어야 하는 데 서로 불편할 수록, 함께 하고 싶지 않거나 심지어 나를 괴롭히는 사람들과도 교제해야 한다고 예수님께서 먼저 보여주셨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다른 어떤 것 보다 타인과의 교제가 가장 어려운 때가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가 아직 소유하지 못한 빛나고 성숙한 인격도 아니고, 모든 필요를 채우는 능력도 아닙니다. 단지 우리가 가진 것 중 일부를 나누는 것입니다." - 124쪽-

이웃과 나누고 가난 한 자를 보살피는 것이 반드시 해야 할 사명으로 여기는 것보다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은 바로 존재를 믿고 따르는 것이다. 기도를 통해 성령과 늘 함께 하고 있다고 고백하고, 자신이 고백한 것을 세속의 문화나 간사한 것에 휘둘리지 말고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마음속으로는 매번 주를 찾으면서 정작 겉으로는 여전히 타인을 자신의 기준과 바람으로 소유하거나 감시하려고 할 때가 많다. 믿는 것, 고백한 것을 밖에서도 그대로 행하며 위대한 사랑이 무엇인지 책을 읽고 깨달은 것들을 잊지 말고 늘 기도하며 살아갈 수 있어야 우리는 온전히 자유롭고 행복해 질 수 있다.
"오직 그때에야 우리는 마이스터 에크하르트가 말한 "아무것도 알 필요가 없고,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고, 아무것도 가질 필요가 없는"자유를 경험 할 수 있습니다."니다." -49쪽-

책의 초안은 읽었지만 출판물로 나오기 직전인 2013년에 고인이 된 저자 고든 코스비. 코스비 목사에게 한국 교회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직접 묻고 들었을 만큼 그에대한 존경심과 애정이 깊었던 역자의 마음은 책 전반의 문체와 역자후기를 보면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존경하는 선배 목자의 길을 참고하며 나아가는 역자의 사역에 좋은 길이 예비되어 있으면 좋겠다. 덕분에 좋은 묵상집과 미처 행동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반성하고 더 좋은 기도를 할 수 있게 되어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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