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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읽다, 프랑스 ㅣ 세계를 읽다
샐리 애덤슨 테일러 지음, 정해영 옮김 / 가지출판사 / 2015년 1월
평점 :
컬처쇼크 시리즈 세계를 읽다 프랑스

여행을 떠나기 전 우리가 준비하는 많은 행동 중 '해당지역의 가이드북'구매를 빼놓을 수 없다. 어쩌면 책을 사는 그 시점부터가 진정한 여행준비라고 볼 수 있는데 대부분 얼마나 상세하게 가격 및 위치를 알려주느냐와 출간연도를 보고 고르는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함을 느꼈던게 사실이다. 시리즈명에 나와있듯 이 책은 우리가 가이드북을 통해 현지의 거리 곳곳, 상품의 가격과 할인율까지 꼼꼼하게 알고 가더라도 공항에 내리자마자 겪게되는 컬처쇼크를 대비하기에 좋은 책이다. 말그대로 프랑스, 프랑스인들을 만나게 될 경우 사전에 알아두면 좋은 정보와 그곳에 잠시 혹은 장기로 머무를 때 필요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저자 또한 실제 프랑스인이 아닌 이방인으로서 프랑스를 접하고 적응하기 까지의 실질적인 정보 뿐 아니라 프랑스는 좋다면서 프랑스인들을 싫어하는 혹은 적응을 꺼려하는 이들에게 오해를 풀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p.12
프랑스는 좋지만 프랑스인은 싫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나는 그들에게 파리에서 살았고 프랑스를 사랑한 미국 작가 거트루드 스타인의 반박을 들려주고 싶다.
"어떻게 외국인이 프랑스를 좋아하지만 프랑스인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이 좋아하는 프랑스를 만든 것은 바로 프랑스인들이며 프랑스를 프랑스적으로 유지하는 것도 바로 프랑스인들인데 말이다."
워낙 짧게 프랑스, 그것도 파리에만 머물렀기 때문에 그때의 기억을 떠올려 비교한다는건 무리고 지난 해 출간된 손미나 작가의 '파리에서는 그대가 꽃이다'라는 책의 내용을 계속 떠올리게 되었다. 만약 그녀가 이 책을 읽고 파리를 갔더라면 초반에 발생한 헤프닝들 중 대부분은 아마 일어나지 않았을거란 생각이다. 우리가 대중문화를 통해 접했던 프랑스인들은 한마디로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만큼 감정도 풍부하고 기복도 심하다고 느꼈는데 실제로 프랑스 사람들은 상대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토론 자체를 즐긴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그렇기 때문에 늘 친절하고 낯선이들과도 파티처럼 즐겁게 어울릴거라 생각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손미나씨가 처음 프랑스 이웃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것도 큰 실례인 셈이다. 침묵과 토론이 절묘하게 공존하는 곳이 프랑스인데 초반에는 침묵으로써 서로를 예우하고 어느정도 눈인사와 대화가능성을 열어둔 후에 비로소 우리가 알고 있는 '대화'가 시작될 수 있는 거였다. 미식가들이 많은 프랑스이기 때문에 먹는 것에 대한 즐거움과 식사시간에 대한 예의도 늘 염두해두고 허겁지겁 급히 먹는 것도 조심해야하는데 우리나라 남자들의 경우 이점을 특히 조심해야지 싶었다. 우리나라르 포함, 아시아인의 경우 어색하거나 멋적을 때 살짝 웃어보이는데 프랑스인들은 이런 아시아인들이 자신들을 무시하는 걸로 느낀다고 하니 피식하고 웃는 것 또한 조심해야 한다. 문화충격의 단계들을 보면 적절하게 체류기간에 따른 방문자들의 반응을 표로 쉽게 정리해놓았는데 가장 재미있는 내용임과 동시에 현실적인 부분이니 꼭 읽어보길 바란다.
p.110~113
문화충격의 단계들
출발 전
'완전 흥분되는 걸! 기다려라, 파리여. 내가 간다.'
1개월 차
'정말 멋지지 않아? 그림보다도 아름다워.'
2개월 차
'우체국이 내 편지를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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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들의 삶을 좀 더 들어가보면 우리는 연애 혹은 사랑의 완성이 결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들은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던 손미나씨의 책에서도 해당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결혼을 한다는건 '자녀를 낳고 기르기 위한'현실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흔히 사랑한다면서 왜 결혼은 안하는거야 라고 원망하고 연인을 일순간 나쁜남자로 혹은 여자로 만드는 우리의 방식과는 크게 다른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단지 자신들의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 부모의 반대나 경제적인 여건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결혼만을 고집하는 것보다는 훨씬 현명해보인다는 점이다. 반대로 자유로운 연애가 결코 좋은것만은 아니라고 느낀점이 사르코지 대통령의 재혼을 축하하는 프랑스인들의 모습을 보았을 때다. 가족과 결혼이라는 제도를 그렇게나 진지하게 생각하면서도 사랑이 우선이라는 그들의 입장앞에 결국 결혼을 안한다는 것은 불확실한 미래의 감정때문인건가 싶었기 때문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 여유가 있다거나 여행과 무관하게 호기심으로 읽는다면 이 책은 더할나위없이 완벽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방문학 지역의 명소나 교통등에 대한 정보를 원한다면 역시나 스마트폰을 반드시 휴대해야 할 만큼 해당부분에 대한 것은 많이 부족하다. 마지막 핵심노트라는 명목으로 간략하게 명소와 인물 그리고 국가정보가 등장하긴 당장 어디로 연락해야할 지 예산은 어느정도 준비해야하는지에 대한 답변을 기대하면 안된다. 또한 마지막에 DO & Don't와 퀴즈를 통해 점검하는 것도 좋지만 어떤면에서는 휴식을 위해 떠나려는 이들에게는 지나치게 어렵고 부담스럽기 까지하다. 이 책 뿐 아니라 내가 책을 통해 얻고자 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기대하는 바가 어떤 건지 충분히 고려한뒤 읽으면 분명 대부분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프랑스, 프랑스인 그리고 그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정보를 담은 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저자가 가장 강조했던 점은 '프랑스어'를 할 줄아는 것인데 현지어를 한다는 것의 중요성은 여러번 강조해도 부족한 것 같다.
p.234
프랑스어를 좀 더 알게 되면 언어에 대한 또하나의 진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언어는 단지 말하는 방식일 뿐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이기도 하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