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기본 - 사람 속에서 사람답게 산다는 것
소노 아야코 지음, 김난주 옮김 / 펭귄카페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전세계100개국 이상을 돌아다니고 국내외 후원 및 봉사활동을 다니는 작가 소노 아야코. 혼자서 잘 살기보다 이웃과 함께 나누려는 삶의 자세를 말해줄 것 같은 기대감으로 책, 인간의 기본을 읽게 되었다. 인간의 기본이라는 가장 엄숙한 주제아래 쓰여진 글들이라고 하기에는 오해의 소지가 다분했다. 나보다 어렵게 사는 주변의 사람들을 직시하고 학벌이 아니라 예의와 범절을 중시하는 사람인가보다 싶었는데 막상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적인 의례에 답답함을 느끼며 스스로 비꼬인듯한 행동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읽는 사람의 중심이 잡혀 있지 않으면 그야말로 이 책은 '꼰대'의 괜한 시비정도로 보일 수 있겠다 싶었다. 모든 것이 완벽한 사람이 존재할 수 없듯, 성인과 닮아가려는 노력자체가 귀한 요즘 작가에게서 좋은 점만 취하고 스스로의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것은 적절히 걸러내어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것을 미리 밝혀두고 싶다.

처음부터 끝까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외모와 학벌위주의 사회이슈에 부정적인 저자는 읽다보면 혹시 자격지심이란 것이 있는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처음에는 얼굴나이를 언급하며 마치 얼굴에만 투자하면 내적 성찰이나 지적욕구는 아에 무시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비난하더니 도쿄대법학부를 무조건 틀렸다고 당당하게 주장하는 것도 좋게만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심각하게 논란이 될 부분들을 이야기 하자면 재난 및 재해가 발생했을 때 모든 것을 놓은 상태로 정부의 구제활동만 기다릴게 아니라 제 스스로 그리고 친인척들의 도움으로 우선 해결할 수 있는 것 부터 해결해나가자라는 내용을 읽었을 때 처음에는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천재지변은 말그대로 사전에 조심한다고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정도가 미약하기 때문에 구호활동을 통해 일어서야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작가가 예를 든것처럼 무작정 운동장이나 대피소에 모여서 보상금여부를 논하기전에 제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부터 생각한다는 것은 좋은 생각이긴 하나 너무 이상적이다. 저자가 전후세대를 다 겪어왔기에 나라가 어려웠을 때 국민이 함께 자립하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보였을수도 있지만 현실과는 맞지 않는다. 지금은 보상체계와 규정에 어긋날 경우 아에 구제되지 못하거나 지원조차 받지 못하는 불상사가 벌어질 수있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동성애자들의 결혼에 대한 언급 또한 논란의 소지가 있다. 저자는 원칙적으로 그들의 성향이나 결혼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왜냐면 그것은 개인적인 성향이라 존중하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가 되는건 대다수의 사람들과 사회적 분위기가 동성애자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으니 존중은 하더라도 굳이 이성애자들의 권리까지 요구하진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웃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저자의 일반적인 성향과는 다소 어긋나는 부분이지 않나 싶다.

책을 계속 읽어가다보면 어느 순간 저자를 위해 내가 애써 좋은쪽으로 해석하려고 노력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책 자체는 그리 두껍지도 않고 보통때라면 술술 읽었을텐데도 이 책을 읽고나니 머리가 아파졌다. 내가 정말 오해하고 읽은건지 아님 내가 오히려 저자의 뜻을 너무 좋게만 보려고 하는건 아닌지. 결국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대부분의 내용은 나와 맞지 않다라고 결론지었다. 걱정되는 것은 몇가지 위험수준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독자들이 생겨날까 겁이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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