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대멸종 - 2015년 퓰리처상 수상작
엘리자베스 콜버트 지음, 이혜리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엘리자베스 콜버트's 여섯번째 대멸종


"나는 기자라는 이유로 이 지역들에 가보기로 결정했다. 연구소가 그 지역에 있거나 또는 누군가 탐험에 초대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뭐지. 이렇게 부러운 여성은! 물론 바로 뒤에 문장에서 누구나 관심을 가지면 알 수 있는 사실이라고는 해도 관심가지고는 다 알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부러운 여성, 엘리자베스 콜버트 덕분에 책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간접체험이 가능하다. 우리가 이 책을 통해 체험하게 될 내용은 지구의 6번째 대멸종이다. 두렵고 무섭게 느껴질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알지못했던 이전 시대의 멸종과 앞으로 다가올 멸종이라는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스케일에서 오는 설레임또한 버릴 수가 없다. 그 현장을 기자라는 직업을 통해 다녀온 엘리자베스 콜버트가 부럽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감정적인 흥분을 뒤로 하고 책의 내용으로 바로 시작하면 여섯번째 멸종이란 무엇인가. 2004년 엘코페에서 개구리의 시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황금개구리라 불리는 이 개구리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개체였다. 문제를 인식하고 개구리를 연구하기에 이르렀을 때는 문제가 심각해졌다. 이에 대한 연구를 먼저 한 두명의 파충류학자가 쓴 기사 제목'인류는 여섯 번 째 멸종에 닥친 것일까?'를 통해 이책이 나올 수 있는 시작이 되었다. 개구리가 죽었다는 사실에서 인류 멸망까지 보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하나의 개체종이 소멸된다고 볼 수 있지만 양서류의 이전의 5번의 멸망이 양서류의 멸종률을 토대로 일어났기에 추측해 볼 수 있다.

 

"약 5억년 전 척추동물이 처음 등장한 이래로 일어난 다섯 번의 멸종을 중요한 사건으로 생각해야 한다. 당장 우리 눈앞에서 일어날 여섯 번째 멸종은 상상을 초월하는 개념이다."


우리의 필자는 이 기사를 읽고 멸종이 진행중이라고 의심하게 되는 시발점, 파나마 행으로 떠나게 된다. 2부에서는 유사학문의 역사를 보여주는데 멸종의 개념이 프랑스 혁명 시기에 알려지게 되면서 관련 서적도 이전의 신과 그리고 존재 등의 2차원적인 개념에서 확대되었다는 점은 놀라운 발전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매머드와 비슷한 존재, 마스토돈 등의 멸종동물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오기 시작한것은 1812년 퀴비에에 의해서다. 이런 대단한 사람을 그동안 왜몰랐는지 부끄럽다. 3부에서는 진화론하면 떠오르는 다윈 그리고 그가 말하는 자연 도태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8장까지를 1부라고 봤을 때 이 책의 구성은 이미 자연사를 비롯한 다섯번의 멸종과 이에 대한 역사를 1부에서 다루고 2부에서는 멸종의 진행상태를 보여주는데 역사 혹은 관련 자료를 이미 읽었거나 공부했던 이들이라면 1부에서보다는 2부에서 흥미를 다 느끼게 될 것 같다. 물론 나는 유사한 이론을 영화나 학업을 위한 필수코스에서 습득했음에도 불구하고 2부가 더 흥미진진했다. 왜냐면 이것은 추론도 아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장점은 작가가 취재를 통해 알게된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한다는 점을 기반으로 마치 소설을 읽는듯한 인물묘사와 사연이라고 까지는 다소 무리겠지만 어느 학자의 증언, 조언이 아닌 함께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구성원을 대하는 친근함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실만은 마체테로 쳐내면서 가끔씩 새로운 식물을 보면 멈춰서서 특이점을 가리키곤 했다. 실만은 식물에 대해 말할 때 꼭 사람들이 영화배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처럼 말했다. 어떤 나무는 '카리스마 있고, 어떤 나무는 '웃기고', '미친 것' 같다거나 '깔끔하고 '영리하다'고 표현했다."


 그래서 다소 무겁고 어두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두려움보다 흥미로움을 느끼며 읽을 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환경, 동식물 그리고 인류에 대한 다큐등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책으로 만나는 즐거움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인류가 잘못했다라고 단순화시키기에는 이 책에는 너무 많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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