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 100 IDEAS 시리즈 4
마이클 버드 지음, 김호경 옮김 / 시드포스트(SEEDPOST)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예술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
*포스트에 올려진 그림은 책의 일부를 올린 것으로 리뷰내용과 연결되지 않습니다.


근래 관련된 서적을 많이 읽다보니 자주 접하게 되는 회화작품들이 있다. 그 작품들이 친절하게 책에 실려있기도 하고 저작권 혹은 기타 여러가지 문제에 의해 번거롭지만 읽는 도중 스스로 찾아서 봐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실려있지만 품질저하 혹은 흑백인 상태라 역시나 추가로 검색해서 확인해야 했던 때를 떠올리자면 이 책은 우선 컬러로 그것도 사이즈도 여유있어 독자의 손을 쉬게 해준다는 점에서 일단 칭찬 발사!

좀 더 정확하게 혹은 내식대로 책 제목을 변경해보자면 예술을 뒤바꿨다기 보다는 예술이 좀 더 성장하는데 기여한 발견과 방식이라고 하고 싶다. 유화, 수채화 등의 기법이 잭슨폴락의 우연처럼 아이디어라고 한다는 점에서 보면 결코 책제목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 사람들에게 종이의 발명은 아이디어지만 현재 이시점에서는 너무나 익숙한 재료이기 때문에 성장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동굴벽화를 시작으로 아이디어의 문이 열린다. 예술적 관점 뿐 아니라 역사책 책 표지 혹은 첫페이지에 등장할 만큼 동굴벽화는 역사적, 인류학적 관점에서도 중요한 '아이디어'의 표본이 된다. 대지미술은 근래 들어 할리우드 영화에 에어리언의 '솜씨'로 불릴 만큼 기묘한 예술인데 책에도 실려있는 페루의 팜파에 위치한 나스카 평원 선형 패턴만 봐도 1930년대 비행기 조종사가 발견하기 전까진 알 수도 없었다. 왜냐면 공중에서만 봐야 그것이 예술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달리 이것을 외계인의 흔적이라고 하는게 아닌것이다. 조상들의 솜씨라면 진정한 아이디어 100중에 탑이 아닐까. 동굴벽화가 기원전에 발전된 형태라면 벽화의 경우는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보여지는데 산마르코수도원 기숙사의 경우처럼 단순한 공간을 영적 친교의 장소로 바꿔주는 역할도 한다. 책에서는 주로 이런 종교적인 형태의 벽화가 소개되었는데 순수 예술적인 벽화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다.

지난 유럽여행중에 파리와 이탈리아 그리고 런던대영박물관을 관람하면서 내러티브 형식의 예술품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아마도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역사적인 사건 혹은 기념이 될만한 작품에 이런 아이디어가 적용했을 것이다.

'이야기는 통시적 구조라서 사건의 전개를 차근차근 풀어가는 데에 시간이 걸리는 반면, 시각적 이미지는 공시적으로 작동해서 보는 즉시 해설할 수 있다.' 28

 


아이디어중에 빠질 수 없는 프로파간다. 바로 선전예술은 이것만을 주제로한 책들이 여전히 많이 읽히는 만큼 예술이다 아니다의 여부를 떠나 작가들에게 명예와 경제적 부를 안겨주었던 만큼 관심을 늦출 수가 없다. 나치 혹은 구소련 예술작품의 경우 논란의 여지를 안고 있지만 책에 소개된 파라오와 숭배와 루벤스가 그린 회화들의 경우는 예술이 아니라고 도저히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런가하면 청동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다시말해 처음보다 현재의 기술이 월등할 수 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조각가들의 실력이 지금보다 더 좋았을거라 짐작하는 방법이 바로 로스트 왁스 주조법이다. 실제 그리스 시대의 청동작품을 본 적이 없기에 꼭 한번은 직접 그 실력을 확인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미술 혹은 예술서적을 보다가 마주치고 싶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바로 그로테스크와 판화다.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와 신경을 건드리는 듯한 괴이한 모습은 텍스트를 보면서도 결코 손가락으로 그림부분을 터치하지 않기 위해 애쓴다. 공포를 제대로 전달해주는 방법에서는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아이디어긴 하다. 물론 이런 공포심만이 전부는 아니다.
 


 
'그리스 조각상처럼 이상적인 아름다움의 형태는 우리에게 실제로 그런 인간이 존재하며 그렇게 생길 수 있고 그래야 한다고 설득하는 반면, 그로테스크는 공포스러운 매력과 내키지 않은 믿음을 보여줌으로써 양가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아이디어 100중에 행위예술의 경우는 몇년 전 보았던 미드 하우스의 한 에피소드를 떠올리게 했다. 예술이냐 지나친 실험정신이냐를 논할 만큼 예술을 벗어난 비예술적인 행위예술가 마리나아브라모비치의 수십개의 촛불을 몸아래 두고 버티는 장면이 좋은 예이다. 멀리안가서 국내 낸시랭의 경우도 행위예술과 외설의 사이를 간당간당하게 오가지만 철저하게 그녀의 입장에서 소개된 설명을 읽다보면 그것은 예술이 맞기는 하다.
 
 
 


흔히 시대별로, 작가별 그리고 작법의 유사성으로 구분지어진 예술서적을 많이 보았다. 때문에 만날 수 있는 작품들도 한정적이 었고 봐야할 책들도 너무 많았던게 사실이다. 그런점에서 지나치게 깊지 않으면서도 좁지 않은 시각에서 예술작품을 만나고 싶다면 이 책, 예술을 뒤바군 아이디어 100을 권하고 싶다. 책에 칼을 대서는 안되겠지만 오려내어 액자(역시나 예술을 뒤바꾼 아이디어 중 하나인)로 만들고 싶은 페이지도 많고 설명 또한 어렵지 않다. 어떤 기법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확인한 뒤 좀 더 깊게 공부해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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