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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섬 나오시마 - 아트 프로젝트 예술의 재탄생
후쿠타케 소이치로.안도 다다오 외 지음, 박누리 옮김, 정준모 감수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3월
평점 :
처음 신간 소개를 통해 표지를 보았을 때는 타이틀에 비해 단조로운 표지구나 싶었다. 요즘처럼 표지를 보고 책을 고르는 사람도 늘어나고 심지어 지인에게 선물할 요량으로 표지나 제본방식만 보고 책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은 세상에 지나치게 겸손한 표지었다고나 할까. 그치만 거칠것없는 그래서 다소 고집스러운 건축가 안도의 글도 있고 산업폐기물로 버려져있던(개발이 상대적으로 정지되었던)섬들을 성공적으로 변모시켰다는 이야기는 충분히 매력적이라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 나오시마 섬을 예술의 섬, 아이들과 노인들이 행복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안도에게 의뢰를 했던 사람은 대형서점의 사장이자 이 책의 공저자인 후쿠타케 소이치로의 글로 시작된다. 돌아가신 선친의 뜻을 이어받는 것 뿐 아니라 스스로에게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던 그는 그 꿈을 가장 현실적으로 이뤄줄 수 있는 안도를 만나게 되었고 처음부터 합일화된 다소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 솔직하게 어느정도 맞지 않는 부분은 서로 충분히 맞춰가며 작업을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진 안도의 이야기는 처음 섬을 방문했을 때를 떠올리며 어느 부분에 어떤 미술관을 설치할지에 대한 배경과 풍경을 소개해주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전에 TV예능을 통해 보았던 '기적의 도서관' 혹은 '드림 하우스'를 책으로 만나는 기분이었는데 작품이 내걸린 장소와 참여한 작가들의 이야기, 직접 그곳을 방문했던 이들의 내용이 나오면서 책으로 읽는 것이 얼마나 답답한 상황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무엇보다 버려진 섬을 예술의 섬으로 탈바꿈한 자체보다 노인들에게 할 일이 있고 그로인해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곳이 진정 살기좋은 지역이라는 저자에 말에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아무도 참여하지도 원치도 않는 인공도시가 아니라 섬 주민들이 참여하고 비록 섬안에 설치하거나 내걸린 작품일지라도 자연과의 교류를 이끌어 냈다는 점이 놀라웠다.
특히 주민들의 도움은 물론 건물이 곧 작품이고, 작품이 곧 건축인 미나미데라에 설치된 임스 터렐의 달의 뒷면. 빛. 그 빛이 들어오는 시점에 따라, 또 관람자의 위치에 따라 단조롭게만 보이던 작품들을 모두 신비로운 영역에 존재들로 변화시켰던 이우환 미술관의 작품들은 건축가의 힘일까, 아니면 작품을 만들어낸 작가의 힘일까.
누군가는 한국인 이우환작가, 그것도 평소라면 절대 자신의 이름을 내건 미술관을 만들지 않았을 법했기에 그 의아함이 궁금해서 방문했을수도 있고 나처럼 책을 통해 먼저 이곳을 알게 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분명한건 읽어서도 들어서만도 세 섬의 위대함을 절반도 알 수 없을거라는 사실이었다. 읽을 때 마다 새로운 책, 곁에두고 늘 읽고싶은 책 같은 곳이라는 나오시마. 기회가 된다면이 아니라 부러 시간을 내어 꼭 방문하겠다고 다짐한 곳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