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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오프닝 - 하루 한 끼, 당신의 지성을 위한 감성 브런치
김미라 지음, 조정빈 사진 / 페이퍼스토리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세상의 모든 음악. 자주 들었던 라디오는 아니지만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을 보고 난 뒤 설마 하는 마음에 뒤적거리다가 역시나 했던 라디오 프로그램 타이틀이기에 이전부터 알고 있었긴 했다. 라디오 에세이라. 작가들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가 아닌 독자에게 매일 같이 새로운 그렇지만 사색할 수 있는 사실과 감성을 요리한 책 오늘의 오프닝. 읽다가 자꾸 라디오 DJ처럼 읽다가 허술한 내발음이 혼자서도 부끄러워 음소거를 켜버리게 만들었다.
오늘의 오프닝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을까.
이미 알고 있었던 유명인들의 일화도 담겨져 있고, 어떤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는 글도 물론 담겨져 있다. 하지만 작은 판형속에 명언만 주욱 나열된 책들과 오늘의 오프닝이 다른 점은 저자 김미라의 감성과, 그녀의 아들 조정빈의 '감성 사진'덕분이다. 고백컨데 그녀의 글도 글이지만 사진의 더 눈이 가고 오히려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아쉬움. 그래 사진을 보면서 오프닝을 진짜 '라디오 오프닝'으로 들었더라면 좋았겠구나. 그래서 mp3와 화려한 영상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요즘에도 라디오 매니아와 애청자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1930년대에 발간된 세계 지도에는 검은 공백으로 그려진 부분이 많이 있고, 거기에 "미지의 영역"이라고 쓰여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에 미지의 영역이라는 표시가 가장 많이 붙어 있었지요. 탐험가들이, 모험가들이, 지리학자들이 가장 행복했던 시대가 바로 그 시기 였다고 합니다. '미지의 영역이라고 이름 붙여진 그 검은 공백은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역'이었을 테니까요."
-본문 중에서-
위의 내용을 책이 아닌 음성으로 그것도 설레임과 호기심이 잔뜩 묻어나는 어느정도 연륜이 묻어나고 부드러운 음성의 DJ의 음성으로 들었다면 어땠을까. 중간중간 허술한 발음일지라도 소릴 내어 반복해본다. '미지의 영역,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역.'이라고.
가슴설레는 글 뒤에는 여지없이 그런 마음을 부추기듯 이방인의 시선으로 담아온 이국땅의 풍경이 나타난다. 아. 이책을 한번에 읽는 것이 얼마나 아깝고 속상했을지를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읽어가는 나도 그런데 글로 쓴 작가도, 또 이 글과 사진을 편집했을 에디터의 마음도 헤아린다고 표현하기조차 미안하다.
4월 23일.
스페인에서는 남자가 여자에게 장미를, 여자는 남자에게 '책'을 선물한다고 한다. 그 날. 이 책을 선물하는 사람이 누구라도, 또 받게되는 사람이 누구라도 분명 앞으로의 날들은 멋진 오프닝으로 함께하게 될거라 생각한다. 오늘의 오프닝,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