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으로부터의 혁명 - 우리 시대의 청춘과 사랑, 죽음을 엮어가는 인문학 지도
정지우.이우정 지음 / 이경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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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몇 해전 인문학 강의를 들으러 다녔던 때 만해도 차근차근 공부하다보면, 우선 읽고 싶은 문학과 철학 서적을 뒤척이고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공연이나 전시회를 통해 다양한 분야를 익혀가다보면 흐름이 보이고, 요즘 아이들이 많이 한다던 자기주도 학습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인문학의 정해진 길이 없으며 끝도 없는 것 처럼 자고 일어나면 관련 서적이 수십권 씩 쏟아지고 오프/온라인 할 거 없이 무료 강의부터 수백만원 하는 강의까지 점점 더 방향성을 잃어가던 요즘이었다. 읽고 배울수록 난감하고 어렵던 인문학이 '청춘'이라는 키워드를 만나면서 좀 더 친근하면서 기존의 우리가 생각하던 딱딱한 '학문' 그 자체가 아니라 '힐링'이라는 허울을 쓴 뒤로는 그 경계가 애매했던 것도 사실이다. 삶으로부터의 혁명은 어쩌면 아에 인문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뿐 아니라 이길도 저길도 아닌 곳에서 헤매이는 나와 같은 독자들에게 유용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우선 화제가 되고 있는 저작물과 저자에 대한 간략한 소개는 물론 인문학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를 '현실'감 있게 소개해준다.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물은 해외 다른 나라의 지식인이 그 나라의 현실과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쓰여져 있다. 때문에 가슴과 머리로 이해되는 학문까지는 가능하지만 정작 '이론뿐인 인문학'에서 한 단계 더 위로 발전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정말 좋은 삶이란 무엇인지, 삶에는 얼마나 다양한 길이 있고 가능성들이 있는지, 나 역시 얼마나 많은 경험들을 할 수 있는지, 사람들은 얼마나 수많은 모습으로 저마다의 인생들을 사고 있는지를 알아나가는 건 그러한 '현실에의 몰입'을 벗어났을 때만 가능하다.'

-p.117-

 

현실에의 몰입을 벗어났을 때 진정 좋은삶을 살 수 있다는 말은 앞서 언급한 '현실감'과는 다른 의미가 된다. 책에서 말하는 현실에의 몰입에서 벗어난 다는 것은 '우물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에 해외에서 연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막으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맹신, 지나친 몰입을 염려하는 차원으로 해석 할 수 있다.

 

'역사상 자기만의 '삶을 구축'해나갔던 모든 예술가, 학자, 작가등을 보면 그들 곁에는 언제나 최소한 한 명 이상 그를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누군가가 있었다.'

 

책을 읽다보면 '주입'이 아닌 '교류', '관계'를 통한 인문학, 즉 삶에서 한 걸음 물어난 인문학이 아닌 밀접한 관계의 인문학을 권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화가 고흐의 불우한 삶속에서도 동생 테오의 응원으로 좋은 작품을 남겨질 수 있었던 것처럼 나를 응원해주는 '단 한사람'의 교류가 삶을 윤택하게 하는 필수 요소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쉽게 접하거나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엿볼 수 있는 삶의 고찰은 자연스럽게 인문학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결국 삶으로부터의 혁명, 이 책은 인문학이라는 여정에 나침반과 같은 작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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