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노예의 역사 - 5천 년 노예제도를 말하다 주제로 읽는 역사 시리즈 1
마조리 간.재닛 윌렌 지음, 전광철 옮김 / 스마트주니어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쇠철망에 갇힌 검은 피부의 남자. 암울한 표정임과 동시에 무언가 호소하는 듯한 처량한 눈빛에 쉽게 눈을 뗄 수가 없다. 노예제를 제대로 알리고자 하는 저자의 목적과 바람이 한 장의 사진에 함축적으로 들어있다.

서문에서 저자는 말한다. 노예제를 비판하고 금지하는 반대운동을 하기전에 앞서 제대로 노예제를 아는 것이 먼저며, 그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생각해보니 그동안 노예제도 폐지를 전면적으로 이끌었던 링컨과 관련 봉기등만 교과서를 통해 배우고 하나의 픽션 소재로만 노예제도를 알아왔지 정확하게 언제부터 노예제가 시작되었고 역사적으로 그들이 자유를 위해 투쟁했던 흔적은 제대로 배운적도 알려고 한적도 없었다. 이 책은 저자의 목적처럼 제대로 아는 것 그것에 가장 충실한 책이다.

글로써 설명하는 데는 분명한계가 있는데 책에서는 본문을 중심으로 양 사이드에 학자들의 저술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철학자가 사회운동가들의 역사적 사건에 대한 설명과 이를 증명하는 회화가 적절하게 섞인 구성이다. 때문에 어떤 사건을 설명하고자 하면 그 사건과 관련된 배경지식을 함께 보여준다. 더군다나 이 책의 주요 연령대는 청소년이다. 그렇기에 지나치게 잔혹한 묘사를 피했다는 점이 교육적인 도서로서의 충실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노예제도는 고대 그리스부터 역사적 유물에 새겨진 그림과 글을 통해 이미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아이러니 한것은 성경에서는 노예를 '하나의 인간'으로 인정했다고는 하나 노예 자체를 인정한거나 다름없다는 점이다. 그만큼 인간의 이중성과 잔인성은 노예 이거나 노예주 둘 중 하나가 되지 않을 수 없었음을 보여준다. 노예들을 빗댄 표현은 역사서에서 잘 드러난다. 인간의 발을 가진 동물이기도 하고 험악하고 추악한 얼굴과 몸을 가진 존재이기도 하다. 이따금 노예를 같은 인간으로 존중하고 자유를 주거나 문학성을 인정해주는 경우도 있고 법적으로 그들의 생명을 앗아가지 못하게 정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재산'의 일부로 여겼기에 함부로 손대지 못하게 했다는 점이 오히려 더 분노를 낳았다.

앞서 말했던 종교적 관점에서의 아이러니함을 이해시키듯 구체적인 노예해방운동은 유럽에서 진행되었다. 그 까닭을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많은 노예 소유자가 노예제도의 정당성을 성경에서 찾기도 했지만 폐지론자들은 성경 내용중에서도 억압자에 반대해 노예의 편에 섰던 하나님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었다." p.120

책을 읽으면서 종교적인 측면에서의 노예제도에 대한 아이러니함과 함께 답답하게 만들었던 것은 우리가 기억하는 호의적인 '역사적 인물'들이 노예주였던 경우가 많았고 심지어 노예제를 당연히 받아들이고 그 일에 앞장서기도 했던 이력들이었다. 역사는 노예가 아닌 노예주들에 의해 적힐 수 밖에 없었기에 가능했지만 올바른 역사를 찾아가기 위한 움직임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때때로 우리는 일본에서 자국의 역사책에 왜곡된 역사를 소개하는 것에 분개하고 개탄한다. 마찬가지로 노예의 역사도 노예주에 의해 잘못되어진 것 역시 그보다 적진않을 것이다. 잘몰라서 그런거라면 제대로 알리는 것 그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기에 이 책은 그런점에서 목적을 충실히 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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