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방향 -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서울 최고古의 동네
설재우 지음 / 이덴슬리벨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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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서촌을 잘 아는 사람이다.

아니 잘 알려고 오랜시간 노력하고 업이자 여전히 현재 진행중인 사람이다.

서문에 나온 것처럼 서촌이라는 지명을 들었을 때 요즘 핫플레이스로 손꼽히는 북촌을 따라 만든 네임이 아닌지 의뭉스러웠던 사람들에게 알려주듯 서촌은 오래된 지명이라고 한다. 다만 어르신들도 낯설만큼 오랜시간 서촌이 아닌 효자동 일대로 불리어진 것이 그런 의심을 나았던 것 같다. 이런저런 사연을 떠나 서촌을 잘 알지 못하는 독자 중에 하나인 내게 있어 설레임이 가득해질거라 기대되었지만 초반에는 저자의 말투, 필체라고 해야할까 무튼 그것이 나와 맞지 않아 삐딱한 시선으로 읽었다.

 

개발과 보존의 과제는 비단 서촌의 문제만이 아닌데 변화된 서촌의 모습을 이전과 비교하며 번번히 아쉬움을 달래고, 변화된 만큼 우리가 행복해졌을까? 하며 자조적인 목소리를 내는것이 못마땅 했기 때문이다. 난 무조건적인 개발과 발전을 옹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보존된것만이 가치를 지닌다고도 생각치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곳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면 자신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했던 장소가 점점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게 다가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든다. 그렇게 1장 과거와 현대를 비교한 프로젝트 페이지를 미지근한 온도로 넘겼다.

 

2장부터는 본격적으로 스토리텔링을 통한 서촌을 알리는 저자의 호소가 담겨지기 시작한다. 서문과 1장에서 거슬렸던 부분도 그때문인지 많이 사라지고 슬슬 여행자, 이방인으로서의 시선으로도 편안하게 다가왔다. 몇년 전 북촌이 직장일 때 집으로 바로 퇴근하고 싶지 않던 날 서촌으로 향해 걸었던 적이 있다. 어느날은 경복궁을 향해 직진을 하기도 하고 또 다른 어느날에는 높이 오른 산봉우리를 쫓아 걸었던 적도 있다. 그때문일까. 북촌알토랑 같이 아기자기한 느낌이었다면 은 야누스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는데 책을 읽다보면 틀린 생각은 아닌 것같다.

 

서촌방향은 딱 여기야, 라고 말하기 보다 저자가 늘 강조하는 것처럼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려고 애쓴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그래서 꼭 '그 집'이 아니어도 상관없지만 반대로 반드시 '서촌'이어야만 하는 이유가 생겨난다. 때문에 서촌방향을 읽다보면 꼭 서촌을 가고 싶은 바람보다 내가 다녀온 혹은 내가 살아온 지금의 장소에 방문하거나 머물러야 할 이야기를 고민하게 만들어준다. 서촌방향은 그때문에 서촌을 알고자 하는 이들과 궁금해 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책이지만 어디든 떠나고픈 이들에게는 그 어디라도 좋은 장소가 될 이유를 주는 애매한 책이 된 듯 싶다.

 

서촌방향, 어디론가 걸음을 옮기고 싶을 때 생각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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