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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할리의 마차
히로아키 사무라 글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무한의 주인을 본 사람들이 아마도 이 만화를 고르지 않았을까 싶다. 내용은 미리 밝히자면 괜히
붙은게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무한의 주인과 비교하자면 그림 자체가 잔인한 것은 아닌데(나 실수하는 건가?)내용을 염두하고 머릿속에 사건 정황을 살피기 시작하는 순간 괴롭다. 전시중에 여성의 성이 농락당하는 거야 과거부터 이어져 온 인류가 저지른 대죄중에 하나겠지만 브래드 할리의 마차의 경우는 단순히 성적인 희롱이 아니라 그녀들의 '꿈'과 '희망'을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더 충격이 컸다.
고아원에서 자라는 여자아이들. 그들 중 매년 한 명씩만 선발되어 브래드 할리의 마차를 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그 마차를 타게 되면 브래드할리가의 극단에 설 수 있는 기회, 즉 고아였던 신분에서 귀족의 신분으로 단 번에 상승할 수 있게 될 뿐 아니라 그토록 하고 싶었던 기예를 펼 수 있기에 고아원의 '그 소녀들'은 해마다 은근히 경쟁선 상에 놓인 동료들과 신경전을 펼친다. 하지만 그렇게 힘겹게 얻은 기회가 '죽음'보다 못한 상황을 만든다는 것을 그녀들은 몰랐다. 브래드 할리의 마차가 그 소녀들을 태우고 가는 도착지는 어디일까? 에 대한 해답을 공개할 순 없지만 서두에 적은 내용을 참고삼으면 대략 어떤 '용도'로 그녀들이 이용되는지 정도는 감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지나치게 폭력적으로 그려지긴 했지만 상황을 조금 바꿔 말하면 연예인이 되고자 하는 바람을 이용하는 나쁜 어른들의 모습을 시대적 상황에 맞춰 바꿔놓았다고 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실제 몇몇의 소녀들은 극단에 서고 신분 상승도 맛보았으니까. '스타'가 되는 사람들도 매시간 매초마다 연예인을 꿈꾸며 타락 혹은 타락인지 전혀 의심조차 못하고 스러지는 연예인 지망생과 비교했을 때와 무엇이 다를까. 사람의 희망과 꿈을 귀족들 혹은 가진자들의 욕망을 위해 짓밟는 일들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 만화, 브래드 할리의 마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