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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둘레길 여행 바이블 - 지친 일상을 쾌적하게 바꾸는 참살이 여행
이상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품절

단순히 걷기 예찬에 관한 책을 넘어 이제는 어디를 어떻게 어떤 장비를 갖추고 가야하는 지,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책들이 많아졌다. 그 수많은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어떻게 가야할지를 모르는 사람에게 가장 직접적인 조언을 해준다는 점이었다. 도서 [수도권 둘레길 여행 바이블]은 이전의 책들의 장점은 물론 한가지를 더 포함하고 있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이것은 초보 걷기 여행자를 위해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장시간 혹은 험난한 코스가 무리였던 이들에게 가장 희소식일 것 같다. 왠만해서 가지 못할 길을 아에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 봄 수술한 이후로 걷기에 관련된 책을 3권 정도 집중에서 읽었었다. 다 좋았고 도움도 많이 받았지만 앞서 말한것처럼 책에 소개된 길을 전부 갈 수가 없다는 점이 참 속상했었다. 단지 거리상의 이유로 멀거나 비용 발생의 문제가 아니었다. 난이도를 보아하니 이제 나이가 드신 부모님과 함께 걷는다거나 아이와 함께 걷기에는 무리라는 점이었다. 물론 소개된 모든 길을 갈 수가 없었다는 점을 단점이라고 말하는 것은 분명아니다. 다만 이 책의 장점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걸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 이다.
책에 소개된 대부분의 길을 이전에도 다녀왔었고 책을 읽는 동안에 한번 더 방문하게 된 곳들도 있는데 서울대공원 둘레길, 수원화성 둘레길, 군포 수릿길이 그랬다. 혼자서 걸을 때는 무작정 걷게 되고 과연 이길의 끝은 어디인지, 무엇을 염두해두어야 하는지를 몰라 그렇게 재미난 길이 아니었다. 들고다니기에는 무거웠지만 일부러 맨 뒷페이지에 수록된 한 페이지의 지도뿐 아니라 이 책을 들고 책에 쓰여진 내용을 다시금 확인 해가며 걸었다. 멀기만 했던 길이 이제 주변을 둘러볼 수 있게 되면서 비로소 걷기만 위한 눈이 아닌 '걷기를 즐길 수 있는 눈'을 뜰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이전에 소개된 길들이 많아 다소 무난한 길들 혹은 호평을 받았거나 여전히 인적이 드문 아쉬운 곳을 골라낸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더 추워지기 전에, 지금의 이마음이 시나브로 사라지기 전에 몇 곳을 더 다녀와야지 하는 생각에 책을 완전히 덮어두고 방치할 틈이 없는 것 같다. 옆에 두고, 이른 아침부터 여유로운 주말에는 도심 한가운데서 헤메이지 말고 둘레길 여행을 다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