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어디에 있는가
허영섭 지음 / 채륜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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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어디에 있는가 는 대만 역사의 겉흐름만 어설프게 알고 있던내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불과 3년 전만해도 난 대만이라는 나라에 대해 작은 중국정도로만 알고 있었고 정확하게 지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어떤 위치에 놓여있는 나라인지 헷갈렸었다. 대만 어디에 있는가라는 타이틀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대만에 대해 가지고 있는 관심수준이나 사실여부에 대해 정확하게 짚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내가 그나마 대만에 대해 귀를 기울이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반한류 퍼포먼스나 지나칠만큼 폭력적인 반한 대만인들의 뉴스때문은 아니었다. 대만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수와 결혼한 친구때문이었다. 내가 그렇듯 주변에서 가장 많이 그녀에게 물었던 질문은 '대만은 중국거야? 아니야?'라는 질문이었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만 역사는 10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중국은 별도의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고 이에 대부분의 국가 역시 중국의 손을 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역시 이런 미묘하게 건드리기 어려운 부분을 마치 사실 정보만을 전달해주는 사전의 한 페이지처럼 알려준다. 어쩌면 대만과의 수교를 단절한 국가의 국민이기에 그런 까닭일 수도 있겠지만 제3자의 눈으로 조명하는 대만이었기에 진실성을 느끼게 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나라의 지난 100년사와 비슷한 길을 걸어왔음을 느끼게 한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감정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고들 하면서 문화, 상품, 연예 등 전반적으로 그들의 영향권아래 놓여있음을 부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실제 대만에 방문해본 소감을 말하자면 중국과 일본사회를 반씩 나눠놓은 기분이 들만큼 일본스러운 점이 많이 묻어난다. 대만의 전통시장을 방문했을 때는 삭힌 두부 냄새에 코가 괴로워지다가 미니멀한 아이템이나 섬지방 특유의 가옥형태등을 보면 일본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정도였다. 장제스(장개석蔣介石)의 독재정치 아래 있었던 경우도 독재라는 점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대만을 하나의 '나라'로써 자리매김 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 또한 우리와 닮아있다.

어떤 현상이나 사회, 혹은 국가의 역사를 바라볼 때 자국내에서 보면 보이지 않던 사실들도 한 발자국 떨어져서 바라보면 길이 보일 때가 있다. 저자가 대만이 가지고 있는 지역감정, 중국과의 정치적 문제, 군사문제를 포함한 외교활동 등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대만국민의 힘과 능력에 있다고 말한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말이고 지난 역사를 반추한 뒤 내린 결론치고는 아쉬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 나라의 국민성이 가지는 힘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우고 느껴왔다. 결국 이 책이 우리에게 전해주고픈 메시지는 대만이 어디에 있는지 만큼 중요한 사실, 우리 자신이 어디에 와있는지를 깊이 생각해보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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