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의 그래픽디자인 -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BIG IDEA
애너 거버 지음, 송성재 옮김 / 미술문화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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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50인의 그래픽디자인 



그래픽 디자인은 가구와 건축 디자인이 그러하듯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하지만 참 우습게도 사는 동안 한번도 입어보거나 들어보지 못할 옷과 백을 만드는 패션디자이너의 이름을 한 두명씩은 다 아는 것과는 달리 그래픽디자이너를 떠올리면 달리 생각나는 사람이 없었다. 전공은 아니었지만 관련 업무를 했던 사람으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좀 더 발전적인 미래를 읽어봐야 할 도서라는 생각으로 접하게 되었다. 처음 도서를 받았을 때는 지나치게 얇다는 생각에 아쉽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했다. 300페이지가 안되는 분량에 디자인 경향을 비롯 10인도 아니고 50인 씩이나 되는 인물에 이야기를 얼마나 다루었을까 읽기도 전에 기운이 빠졌다고나 할까.
 

저자 애너 거버는 미국 출신의 디자인 저술가이자 교육자로 현재 영국 전역과 인도, 미국, 프랑스, 호주, 말레이시아 등에서 워크숍과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디자이너로 주로 영국 런던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다.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의 디자인이라는 서명보다는 유럽이나 미국을 중심으로 시각디자인의 발전에 영향력을 미친 디자이너들의 소개서 정도로 보는 것이 더 적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그래픽 디자인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아쉬운 면들이 더 많이 보였는데 디자인 사조에 대한 이론과 설명 부분도 중간 중간 나누어 구성하기 보다는 초입에 차례로 소개되었으면 더 읽기 수월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디자이너들은 어떤 영향을 받았다고 계속 서술되는데 정작 경향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고 역사적으로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알고 싶을 때에는 찾아가며 읽어야 하는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쉬웠던 것은 디자이너를 알리게 된 가장 유명한 작품을 저작권 문제로 인해 실을 수 없었을런지는 몰라도 글로써 어떤 바탕에 어떤 서체를 사용했다는 식으로만 서술되어 있고 볼 수는 없어 정작 대표작을 별도로 찾아봐야 하는 번거로움과 답답함을 느끼게 했다. 만약 책을 읽는 장소가 컴퓨터를 사용하기에 어렵거나 스마트폰 사용자가 아닐 경우에는 따로 메모해두었다가 다시금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용어의 경우에도 주석을 달아준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상당한 편이라 단순히 디자인에 대한 관심만으로 책을 펼친 독자들에게는 다소 어렵고 지루한 감을 안겨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아쉬워 하는 부분을 다 채워넣을려면 이 책은 아에 그래픽디자인 사전이라던가 전공도서에 알맞은 방대한 통론이나 이론서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때문에 어떤 유명인들이 있는지를 확인 하거나 추가로 어떤 도서를 활용하면 좋은지를 알아보기 위한 초록으로서의 책을 원하는 독자라면 만족스러울지도 모르겠다. 뿐만아니라 소소하게 디자이너들의 관한 일화를 알고 싶은 경우에도 재미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가령 에드워드 맥나이트 코퍼의 실명은 에드워드 코퍼였는데 그에게 유럽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교수에 대한 감사의 표현으로 교수님의 이름을 미들네임으로 사용했다는 문구에는 멘토의 역할의 중요성과 부러움을 동시에 느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역사적 사건이나 지도자들의 역할이 디자인에 미치는 영향도 쉽게 알 수 있는데 히틀러가 바우하우스를 비롯한 독일태생이나 그들에게 사사받은 디자이너들에게 까진 미친 파장이나 러시아의 디자이너들이 예술사상에 미친 영향력에 흥미롭기도 했다.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지도와 같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픽 디자인 여행을 떠나려는 초보여행자나 자주 방문했지만 특별하고 독창적인 여행기를 남기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방향을 가르쳐주는 책으로 더 알고 싶고 더 찾아야만 하는 불편함과 번거로움을 견뎌낸다면 분명 그 여행의 마지막은 원하는 바를 성취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어설프게 알고 있었던 지식이나 서체의 아름다움을 알지 못했던 그대라면, 일단 지도를 펼쳐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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