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언제나 네가 있었다
후지와라 신야 지음, 강병혁 옮김 / 푸른숲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후지와라 신야. 인도방랑 이란 도서로 일본을 가슴설레게 했던 그의 신간이자 이전에 그가 써왔던 내용들과는 많이도 다른 책, 돌아보면 언제나 네가 있었다의 소개글의 다음의 내용이 있었다.

 

당신이 누구든 가슴에 담아두고 싶은 이야기 하나씩은 분명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살아가는 것이 힘들 때가 있다. 견디기 힘들 정도로 슬픈 일도 점점 많아진다. 이 책은 그런 우리들에게 리얼리티 넘치는 응원가를 들려준다. -일본 아마존 리뷰

 

딱히 삶이 힘들어 응원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많고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가슴에 또 한구석 자리를 내어줄 만한 이야기가 하나씩은 발견하게 될 거란 말에 기대가 된 것이다. 책 속의 이야기 뿐아니라 실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감동적인 이야기로 가득차있는 가슴을 차고 오를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 일까 궁금했던거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저자의 이전 발표작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전과는 사뭇 다른 글쓰기라고 해도 그와 비교할 수도 비교할 수 없기에 실망스러울 수도 없다는 점이 내심 다행이기도 했다. 그런 기대와 궁금증으로 펼쳐본 책의 첫이야기는 수국사진을 찍는 사진사의 이야기였다. 가장 공감되는 이야기가 처음에 등장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총 14편이 실린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작품들 중에서 수국이 필무렵이란 작품이 맘에 떡하니 들어와 어쩌면 남은 13편이 이미 들어올 자리가 없어서 그랬을런지도 모른다.

업이 사진도 아니고 딱히 사진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굳이 찍는다면 나 역시 꽃을 위주로 사진을 찍는다. 이름도 모르는 들꽃부터 수국, 코스모스를 비롯하여 지나치게 화려한 장미나 돈을 주고 구입해야 담을 수 있는 꽃보다는 길가에 피어난 맘껏 렌즈를 들이대도 부끄러워 하지 않고 덤덤히 나를 맞아주는 꽃들을 찍고 있으면 마음이 편했다. 

저자가 독자에게 바라는 점은 이야기가 다 끝난 뒤 저자의 말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슬픔도, 고통도 그리고 누구를 만나고 헤어지며 겪게되는 아픔 등은 인간을 해하기보다는 오히려 인간을 좀 더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해주는 필요한 감정이라는 것에 공감한다. 그가 들려준 이야기를 곧이 곧대로 담을 수도 있지만 각자 자신의 삶에 비추어 자신만의 이야기로 재탄생시킬 수 있을 때 비로소 그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세지가 이전 작품을 읽지 않았어도 큰 맥락에서 보면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의 책을 읽고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떠나는 사람도 존재하고, 그의 책을 읽고 고로케가 먹고 싶어 뛰쳐나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그의 책을 읽고 어떤 걸음도 행동도 그 순간은 할 수가 없었다. 첫 이야기를 가슴에 두고 나머지 이야기는 허공에 띄운 체로 읽었으면서도 더 오랜 시간 책을 바라보고 싶었다. 지나치게 완벽한 사진만으로만 이뤄진 책들이 쏟아지는 요즘 흐릿하면서도 어쩌면 초점도 상실한 사진들 뿐인 이 한권의 책에 담긴 이야기에 마음을 너무 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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