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미
구병모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출간된지 꽤 오래되었지 싶었는데 3개월 전이다. 의외이기도 하고 그만큼 주변에서 많이 읽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 같다. 어떤 내용인지 표지만 봐서는 현실에서 조금은 동 떨어진 듯도 싶고 한편으로는 모두가 저마다의 방법으로 숨을 내쉰다는 의미를 가진건가 싶기도 하고 생각의 꼬리만 길어지다 이제서야 마치 미뤄둔 숙제하듯 참 빠른 호흡으로 읽었다.

 

곤. 해류. 강하. 세 사람의 인연은 이름에서 보여지듯 물과 인연이 깊다. 곤과 해류의 만남은 그저 휴대폰을 주으려다 강에 투신하게 된 해류를 곤이 구해주며 인연이 시작되었다. 딱히 인연의 시작이라고 하기도 뭣한 그런 인연이다. 사람의 목숨을 구한 인연이지만 이름도 모르오, 더군다나 사람인지 아닌지 조차 알 수 없는 곤과의 인연을 이어간건 해류였다. 그런 곤을 찾다보니 새로운 연이 된 사람이 강하였다. 너무나 짧은 인연이었지만 곤과의 만남인들 그 시간이 길었던 것은 아니기에 시간이 아니라 깊이로 봐야 할 것 같다. 보통의 눈으로 보자면 세 사람다 그리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들은 아니다. 어찌보면 물고기의 아가미를 가지고 태어난 혹은 아가미가 생겨버린 곤 보다 강하와 해류의 삶이 더 고단하다. 끝이 언제일지를 모르는 그러면서도 제 몫을 제대로 살아내지 못하는 이들을 모시고 사는 이들의 미래는 톱니바퀴 물리듯 같이 사는 것도 아닌 것도 아닌 삶을 사게 된다. 그래서 인지 차가운 물속으로 들어가 숨을 크게 쉬고 나오는 곤의 모습이 독자 입장에서 볼 때는 강하나 해류보다는 속편해보 이기도 한다. 왠지 어디론가 갈곳이 여기말고 또 있을 것만 같아서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났을 때는 뭐그리 할 말이 많았는지 감상을 적다 지우기를 수차례 반복하다 그냥 덮었는데 며칠 지나고 나니 이젠 또 할말이 뭔가 싶기도 하다. 표지의 황금빛 비늘이 예뻐보여 읽었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그것이 너무 징글맞아 표지를 왜 저리 했을까 싶었는데 다 읽고 난 이후에 찬찬히 보니 역시나 징글맞다. 난 특별하게 살고 싶다해도 결국 평범하기를 원하는 사람인 까닭이다. 그래서인지 내용을 두고 많이 생각해도 결국 그 세사람의 인연이 안쓰럽지만 그닥 좋은 인연은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다. 비틀린 사랑으로 곤을 아꼈던 강하도, 그런 강하를 단 하룻밤 품었던 해류에게도 그들은 그저 맑은 물에서 스르르 제 갈길을 가버리면 그만인 물고기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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