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사랑이다 1
피에르 뒤셴 지음, 송순 옮김 / 씽크뱅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여교사와 10년이상 나이가 어린 남학생 제자와의 러브스토리를 심심치 않게 월드 핫뉴스로 접할 때 내 기분은 그럴 수 있겠다 정도였다. 이런 이야기가 실화라고 해서 그리 놀라울 만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한쪽이 그 사랑으로 인해 발생되는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삶을 포기했다면, 그것도 아직 성년이 되지 않은 두아이의 엄마가 그랬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책을 읽기도 전에 이미 보도자료나 책 표지에도 사랑을 위해 죽음을 택한, 죽음을 불사한 여인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보인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그 문구가 얼마나 맘이 아프고 저려오는지, 이런 위험하고도 대단한 사랑을 해본 적 없는 내 맘한 구석이 먹먹해져 버렸다.

 

철학이자 문학을 담당하는 교사 다니엘. 그녀는 교수시험을 통과한 누가봐도 인정받고 존경받는 예비교수로 부임받기 전 제라르가 다니는 고등학교에 임시로 교사생활을 시작한다. 기존의 보수적이고 일방적인 수업방식을 탈피한데다 제자들과 또래로 보여질 만한 앳띤 외모로 수업 첫날 부터 학생들의 지지를 받는다. 그 많은 지지자들 중에 그녀의 연인인 제라르도 포함되어 있었다. 다함께 어울려 카페에서 토론을 하기도 하고 스키여행을 떠나는 등 다니엘을 누구에게나 사랑받지 않을 수 없었던 모든 면을 갖추고 있었다. 만약 혁명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들의 사랑의 결말이 그토록 파멸로 끝나진 않았을거란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아직 어린 제라르를 기다렸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스무살의 전 남편도 그녀와의 결혼이 부담스럽고 아이가 부담스러워 그녀를 떠나가지 않았던가. 왜 다니엘은 한번의 실수로 겨우 얻은 자신의 일과 자립심을 또다시 사랑이란 이름으로 놓쳐야 했는지 너무 안타깝다. 탓을 하고 싶은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안타까움과 그녀를 벼랑으로 내 몰았던 사회가 원망스러웠을 뿐이다. 그냥 이 이야기가 허구였으면 소설이었으면 실컷 다니엘과 제라르의 연약한 사랑에 돌을 던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나처럼 실제 세상에 존재해 함께 숨쉬었던 누군가가 사랑이란 이름으로 그렇게 소중했던 아이들을 두고 죽음을 택했을 때는 사회 전체가 책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니엘을 보면서 몇 해전 우리곁을 떠나 마음을 아프게 했던 고인이 된 최진실씨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아프니까 사랑이다. 아니다. 아프니까 사랑이라고 말해서는 안된다. 사랑은 아픈거야. 그러니 너의 삶도 내놓아야 한다고 말할 순 없다. 아프지만 사랑이다.라고 말해야 한다. 아프긴 할 테지만 그 사랑의 끝은 행복할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사랑도, 삶도 한치 앞을 볼 수 없었던 다니엘과 제라르의 모습은 그 사랑의 고통이 크고 작음을 떠나 누구나 인정하는 것, 바로 사랑앞에 아픔은 누구도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제라르를 두고 떠난 다니엘, 그곳에서는 꼭 편안한 사랑에 행복하니까 사랑이다 라고 말 할 수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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