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작하는 드로잉 - 당당하게 도전하는 희망 그리기 프로젝트 지금 시작하는 드로잉
오은정 지음 / 안그라픽스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에게 그림이란 _ 다.

나는 _ 을/를 그리고 싶다.

 

연필을 잡는 그 순간 부터 우리는 드로잉이 시작되었어야 한다고 본다. 활자와 숫자속에 나이가 들수록 드로잉은 점점 사라져 간다. 내보일 수 있는 멋드러진 드로잉이 아니면 그것은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낙서가 되거나 심지어 '종이낭비, 즉 쓰레기'가 되기도 한다. 왜 이런책이 이제서야 나온것인가. 오은정 작가님은 그동안 왜 나와같은 이들을 방치해두었는지 묻고싶다. 라고 하면 저자는 상당히 서운할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나왔으니 다행이지!'하고.

 

처음에는 대책없이 두꺼운 책이 아닌가 싶었다. 7년전 본격적인 드로잉을 시작한 이래 늘 미술학원이나 화실을 기웃거리면서도 슬럼프를 견뎌내지 못해 좀 나아진다 싶다가도 멈추거나 그나마도 이따금 이건 혹 퇴행이 아닌가 싶을 때가 많아 재작년 부터는 아에 손을 놓았더랬다. 하지만 줄리아카메론의 저서 '아티스트 웨이'의 도움으로 그나마 아에 완전히 손놓지 않고 '언젠가'를 기다리던 내게 지금 시작 하는 드로잉은 구세주나 다름이 없다. 내가 강사나 멘토 복이 없었던 건지는 몰라도 이책이 알려주는 슬로잉 티칭방법은 그동안 잘 그리지 못했던 내게 치유가 되는 시간을 주었다. 나름 열심히 그린다고 그려도 일취월장하는 주변사람들과 비교하며 왜그리 답답해 했는지 지금와 생각하면 참 어리석었다. 더군다나 왜 그림을 그리려고 하고 무엇을 그리려고 하는지를 알면서도 슬럼프에만 빠지면 늘지 않는 실력만 탓했다. 내가 그림으로 밥벌어 먹겠다는것도 아니고 난 그저 기상천외하며 스펙터클한 나의 알 수 없는 꿈을 내 눈으로 다시금 확인시켜 주고 싶었을 뿐이다. 기왕이면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을 그려 선물도 해주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궁극적인 목적인 자기만족 이었는데 왜 그 사실을 잊고 살았을까.

 

이 책읽고 그대로 따라그리면 잘 그려질까? 하는 허황된 기대가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꾸준히 그리는 것, 그것의 힘을 알려주고 그럴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책임에는 분명했다. 열심히 오래도록 내가 왜 그리려고 하는지를 잊지 않는다면 아마도 이 책은 궁극적으로 잘 그리게 도와주는 마법의 책이 되어줄 수도 있을 것 같다. 덧붙여 재료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정말 친절했고 전체적인 문체가 그림을 잘 그리게 해주는 학습서가 아니라 함께 그리며 이야기를 나눠주는 멘토와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던게 매력적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