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식탁
박금산 지음 / 민음사 / 201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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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성과 사랑, 불편한진실에 관한 이야기라는 소개글에 공지영의 도가니와 영화 오아시스를 또올리며 불편한 만큼 사건사고 문화의 이슈가 되지 않고서는 금새 잊혀지게 되는 그들의 이야기라 반가웠다.
동시에 이야기를 끌어가는 민우와 세키, 세키와 아네스와의 가장 편안한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이자 민우와 레지나의 인연의 시작인 채팅이라는 장치가 글에서 어떤 작용을 할 것인지에 대한 기대도 생겼다. 초반 세례명과 세키 등 민우를 제외하고는 익숙한 보통의 이름이 아니기에 떨떠름했지만 몰입의 정도는 상당했다. 그치만 이야기에 몰입할수록, 네사람의 관계와 그들의 욕망이 표면에 드러날때마다 점점 더 실망스러워졌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순수하게 고민하기 이전에 책에 실린 문화평론가의 글이 더 배신감읗 낳았다고 보는게 맞다. 심지어 장애인들의 성이라기 보다는 그냥 등장인물의 직업이 교사인 것 처럼 장애도 그런 외적으로 그 사람을 구분지을 수 있는 하나의 특성을만 보여졌다. 이런 생각이 들자 이 작품의 평이 양극을 나뉠 수 밖에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장애라는 것이 특성중 하나인 것 처럼 느껴졌다는 것은 장애인의 성을 다뤘다는 측면에서 보면 실패했을지 몰라도 누구나 심적이든 외적이든 장애를 가진 다 똑같은 부류라는 것을 증명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채팅이라는 장치가 사용 된 것 역시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가식이란 허울을 속에 사는지를 보여준다. 세키의 경우 동거인 민우를 기다리는 아네스에 대한 속내를 전화나 문자 보다 채팅을 통해 조금씩 흘려내고 있었다. 이런 점에서 얼마 전 고인이 되신 박완서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절대 얼굴을 보고 직접 나눈 이야기가 아니면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깊은 밤에 적은 글과 편지를 대낮에 보면 타인은 물론 본인이 봐도 민망한 것이다. 때문에 더더욱 네 사람의 사랑은 순수하기 보다 욕망에 가깝게만 느껴진다. 알고싶지 않은 불편한 진실은 소외계층을 향한 불합리한 현실이 아닌 누구나 머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떳떳하지 못한 욕망이란 생각이 든다.
아일랜드 식탁이란 타이틀이 붙여진 까닭이 왜 인지 납득할수도 없고 평론가가 공지영의 도가니와 비교하면서 까지 호평한 근거에도 동의 할 순 없지만 인간의 내면속에 내재된 일구러진 유년과 저마다 다르게 심어져 있는 '장애'에 존재를 깨닫게 만든 작품이다. 지인에게 권하거나 추천할 순 없지만 만약 이 소설 읽었다면 왠지 속내를 터놓고 이야기하기에는 더 없이 편하고 즐겁기까지 할 것 같은 기대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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