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 문인 중에 하나인 바진의 소설 차가운 밤. 원제 그대로 차갑고 어두운 중국내 항일 전쟁이 발발 했던 당시의 한 남성과 그를 둘러싼 가정에 관한 이야기 이다. 아내는 이미 집에서 나갔다. 집을 부쳐달라는 편지까지 보내왔다. 하지만 남자는 자꾸 꿈이길 바란다. 경보울림속에 대피속에 그는 현실과 혼란속에 아내가 돌아올 것만 같은 기대를 놓지 않는다. 그의 아내는 왜 집을 나갔는가.고부간의 갈등이다.그의 모친은 자신의 며느리를 탐탁해 하지 않는다. 아에 집으로 돌아오지 않길 바라지만 아들의 눈치를 보며 맘에도 없이 그녀가 다시 올거라고 다독인다. 그의 아들역시 자신의 엄마가 사라졌음을 알면서도, 이전 날 다툼의 소리를 들었음에도 반응이 없다. 그것이 아버지 입장에서는 영 마땅찮다. 차가운 밤은 그런날의 연속이다. 병이 악화되고 실업자가 되어도 그의 아내는 돌아오겠다는 말을 더이상 반복하지 않는다. 그역시 자신을 복직시켜준 사람의 죽음으로 더이상 삶의 의미를 꿈꾸지 않는다. 차가운 밤은 표지에서 보여지는 이미지와 기대했던 내용이 달라 조금 낯설었다. 처음 출간하는 책이 아니기에 내용을 미리 짐작해보았어도 좋았을 뻔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리따운 여성이 서있는 듯한 표지는 차가운 밤이 옴므나 팜므파탈과 어울러질거라는 기대와 진정 달랐기 때문이다. 한야. 문자그대로의 차가움만 읽는 내내 엄습해 왔다. 어두운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밤이 연이어 찾아오고 그의 병세도 가정도 그무엇도 이전으로 돌아오진 않는다. 전쟁이 끝났어도 그가 여전히 차가운 밤에서 헤어나지 않는 이유는 스스로가 여전히 밤에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읽을 때 마다 느끼는 건 단하다. 마음의 감옥에 갇혀버린 사람은 결코 그 문을 타인이 열어줄 수가 없다.남자가 기다리는 아내가 공습경보 해제 후 돌아왔더라면 그의 寒夜가 끝났을지 아무도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중국작가의 소설을 가장 최근에 읽었던 것이 길위의 시대이다. 그전에는 국적은 달라도 중국태생인 외국인 작가가 바라본 중국인의 모습등을 책으로 보면서 중국인들의 삶이 우리와 같으면서도 다르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체념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부정적이고 편협적인 판단인 줄알면서도 삶의 시련을 견뎌낸다기 보다는 순응하고 받아들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련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되새기며 반항하거나 극복하려는 모습보다는 묵묵히 견뎌내는 모습이 그러했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차가운 밤의 아내는 도약하고 있는 중국의 모습을 보여준거 일지도 모른다. 그의 어머니가 그러했고 남자 자신이 그러했듯 받아들이고 체념하지 않고 나름은 그를 떠나 자유를 찾으려고 했던 그녀가 지금의 중국의 모습은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