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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50 - 은근한 불로 노릇하게 부쳐 먹는 한국의 슬로푸드
손성희 지음 / 시드페이퍼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설 연휴 전날 표지부터 고소한 냄새가 풍기는 전50책을 받았다.
아직 미혼인데다가 만들기만 하면 성공률이 50%가 안되는 내게 요리책은 그야말로 너무먼 그대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다. 그래도 전 요리는 만인인 좋아하는 요리중에 하나다. 굴이나 생물의 비릿함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튀김옷을 입혀 노릇노릇 구워내면 고소한 맛에 반해 먹게되는 게 바로 전. 책을 들고갈 수는 없고 몇가지 요리만 빠른 속도로 머릿속에 넣어가지고서는 시골집에 가서 실행 그야말로 맛나는 전은 되었으나 미처 사진을 찍지 못하는 아쉬움이...;;;
결국 집으로 올라와 책을 차근차근 보기시작, 다양한 레시피외에도 전과 관련 그동안 궁금했던 내용과 활용팁이 있어 주방에 두고 손님접대나 이따금 별식이 궁금해 질때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책의 내용을 몇가지 요약하자면,
* 전의 유래를 아시는 분 계실지 모르겠다. 조상대대로 수랏간 상궁이셨거나 한국요리 전문가 혹은 요식업에 종사하시는 지인이 있지 않고서야 맛집은 알아도 유래를 모르시는 분들은 꽤 많을거라 생각한다. 실제 문헌에 전이 등장한 것이 1609년도라고 하니 가히 역사가 깊다. 뿐만아니라 기록에 남겨진 가짓수도 120여종이나 된다고 하니 이웃나라 일본에서 내세우는 그 어떤 요리에 부족함이 없을만큼 전통있고 맛도 좋은 요리가 바로 전이다. 전을 부칠 때 필요한 재료는 당연 기름과 가루다. 하지만 각각 다양한 종류가 있을 뿐더러 용도에 따라 다르게 쓰이기 때문에 참고해 두면 좋을 분량(딱 2페이지)으로 담겨져 있다.*
* 남은 전 찌개에 넣어먹어요. 외에 다른 방법은 없을까 궁금했던 분들도 책을 참고하시면 좋을 듯. 돈까스, 비빔밥 등 무작정 한데 넣어 끓이는 억지음식이 아니라 하나의 재료로서 쓰여지는 전의 활용도는 참고할 만하다. 아쉽게도 이번 설에는 남은 전이 없어 아직 해보질 못했는데 다음 추석 때는 시골에서 꼭 챙겨다가 만들어봐야겠다.*
* 이 책의 강점은 전과 함께 마시는 세계 다양한 주류를 소개해준 점이다. 명절에 찬의 하나로만 먹는 전이 아니고 그렇다고 우리가 생각하는 막걸리 혹은 동동주의 파전 처럼 흔한 조합을 떠나 와인, 정종등 우리 전통주외에도 다양한 주류와 얼마든지 어울릴 수 있는 열린 음식레시피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한식 하면 무조건 전통적이고 우리 것을 고수하는 편협적인 방법으로 소개했던 것에 비하면 훨씬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발전한 셈이다.*
저자 손성희님은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요리를 개발하고 창업하는 전문가라고 소개되어 있다. 곧 수제햄버거 오픈을 앞두고 있으시다니 꼭 방문에서 맛보고 싶을 만큼 전50, 주변인에게 꼭 소개해주고 싶은 몇 안되는 요리책이다.
p.s 모든 어머님이 다 알것같지만 모를 법한 전들도 많으니 어머님에게 선물해드리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