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체호프 대표단편선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 지음, 강승환 옮김 / 일송미디어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안톤체호프의 단편 중  가장 재밌게 본 2편, 귀여운 여인과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의 리뷰,,

 

귀여운 여인

귀여운 여인의 들장하는 올렌까는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고서는 견딜수 없는 여성이다.

부모님, 그리고 여학교시절의 선생님을 사랑하는 것은 여타와 비교하여 이상할 것도 없고 사랑을 하며 일생을 살아가는게 당연한것이긴 하지만, 간혹 올렌까와 같은 여성에게,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유죄 라는 책을 디민다면 그녀는 읽기도 전에 그자리에 독약을 먹을지도 모를정도다. 만약 그당시 그녀에게 사랑하는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처음에는 극장운영자를 그 이후에는 목재상인, 그리고 마지막에는 군대 수의사를 사랑한 올렌까.
언뜻 보기에 그녀의사랑은 원만하다 못해 행복했고, 그녀를 바라보는 타인들의 시선도 따뜻했다. 그녀는 귀염성 있는 외모에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의 관심이 곧 자신의 관심이었고 자신의 의견이란 것 역시 상대방의 의견과 한치의 오차가 없었다. 하지만 첫번째와 두번째남편 이었던 두사람과 사별하고 세번째 결혼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함께 살았던 수의사는 수의학에 관해 그녀가 지인들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것에 곤란함을 느꼈다. 왜냐면 의학은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이 쉽게 학술적인 지식을 배경으로 대화를 나누기에는 다소 진중하며 일반적인 대화 주제로 삼을 만한 것이 아니기때문이다. 군부대가 이동하면서 그는 결국 그녀를 두고 떠나버린다. 세월이 흘러 그녀는 아무런 의견이나 사고없이 거의 사는게 아니라 그저 살아지는 체로 시간을 보낸다. 더이상 귀염성 있던 외모의 그녀는 사라지고 어느새 그녀는 주름이 가득한 뚱보 아줌마가 되어버렸다. 그녀의 삶은 무료해질 대로 무료했고 곁에 있던 고양이 마저 그녀에게는 어떤 위로가 되어주지 못할 무렵 떠났던수의사가 돌아온다. 그의 아내와 아들과 함께. 그런 그에게 올렌까는 방을 내어주고 부부가 자리를 비우는 시간이 길어지자 그의 아들 사샤를 친아들 처럼 돌본다. 이제 그녀의 일상과 화제는 중학생의 학습과 학교생활이 중심이 되어버렸고 다시 그녀에게는삶의 낙이라는게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녀의 희망은 사샤가 자라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다. 그녀의 삶은 이제 이전의 행복했던 시절로 완벽하게 되돌아간 듯하다. 적어도 그녀에게 있어서는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보는 주변인들과 독자는 그녀가 느끼는 행복의 진실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올렌까는 옆방에서 곤히 자고 있는 사샤를 생각하며 다시 자리에 누웠다.  가끔 사샤의 잠꼬대 소리가 들려왔다.
"싫어, 저리 안 갈 테야? 그만 두라니까!" 


 

사샤가 올렌까에게 한 말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올렌까가 아닌 그 누구라고는 생각할 수 없지 않은가.

결국 그녀의 결혼생활도 그녀의 일방적인 행복 이었던건 아닌지 입맛이 쓰게 느껴졌다.

 

p.s 중간중간 오탈자가 다른 글들의 비해 많을 수 있습니다. 핸드피씨 모댜에서 작성한 탓이니 이해해주시길^^;;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개를 데리고라고 해서 꽤나 의미심장한 스릴러물을 기대한 사람은 나뿐이려나.

아주 간단하게 한줄로 요약하자면 바람둥이, 카사노바의 남자가 우연찮게 재미삼아 개를 늘 데리고 다니는 휴양차

놀러온 귀부인에게 작업한번 걸어보려던 것에서 시작된 불륜. 불륜이라고 적어놓고 참...예쁘지 않은 단어인것 같다.

문제가 있는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결혼생활에 애정을 갖고 있는 '안나'와 썩 맘에 들지 않는 아내를 둔 덕에 여자를 사람

이하의 것으로 비하하는 은행가 '드미뜨리'는 같은 카페테리아에서 동석을 하게 되고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늘 그렇듯 드미뜨리는 안나역시 그에게 별다를 것 없는 굳이 이전의 만났던 '스쳐지나가는'이들과 비교하자면,

타향에 개한마디를 데리고 와서는 남편이 뒤따라 올거라는 말을 흘리는 조숙하면서도 스스로는 그렇지 못하다고

울먹이는 조금은 독특한, 어찌하야 그것이 드미뜨리의 가슴에는 '순수 한 여인'으로 인지되었는지 알길 없는 여자다.

어쩌면 난 순수해요를 연발하는 것보다는 전 정숙하지 못해요하며 정숙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것이 진짜 정숙하다고

믿는 어리석은 사내일 뿐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달콤하면서도 위태로운 그들의 사이는 안나의 남편으로 부터 전보가

오면서 끝이 난다.  물론 결론만 말하자면 그둘은 결국 다시만나 모스크바를 거점으로 그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만나

사랑을 이어간다. 마치 홍콩영화 유리의 성의 서기와 여명처럼.

우선 난 세상의 모든 불륜을 적대시하는 사람은 아니다. 가령 요즘 한창 방영중인 이웃집 웬수에서 등장하는 거의 이혼한 것과

다름없는(사실상 이혼했으나 서류를 접수하지 않아 이혼되지 못한) 경우나 한쪽의 일방적인 책임이 있을경우, 혹은 뭐 이래저래

사정을 봐주지 않을 수 없는 경우가 분명 존재하니 말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특별히 결혼한 배우자를 더 사랑하지 않아서

라던가 지금 만나는 사람이 진짜 운명인것 같아서라는 이유로의 외도는 무조건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

소설을 읽으면서 미친듯이 나의 사회적 잣대를 드미뜨리와 안나에게 들이댈 필요는 없겠지만 뭐랄까. 둘의 내숭의 한계를

어디까지 지켜봐야 하는지 다소 답답했던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드미뜨리와 같은 인간에게 왜 진정한 사랑이 찾아온걸까.

그토록 여자를 비하하던 이에게 진정한 사랑이란것의 존재가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이 벌이면 벌일수도 있겠다. 왜냐면

내가 읽은 관점에서 보자면 안나라는 여성은 그가 만났던 그 어떤 여성보다 정숙하거나 교양있는 여자가 아니라는 것은

확신할 수 있으니 말이다. 흠. 무언가 제목과 어울리지 않는 스토리 전개와 결론이 영 아쉬운...멋대로 거장 안톤체호프의 글을

아쉽다고 생각하며 마무리 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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