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몰입 - 가우스 평전
후베르트 마니아 지음, 배명자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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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후베르트 마니아는 작가이자 번역가이다. 소설과 평전을 발표한 이력이 있기에 수학자 가우스의 평전이 다소 딱딱하게만 느껴질 거라는 독자의 두려움을 어느정도 해소시켜주는 것 같고 실제 기존의 가우스 평전에서 다루었던 일화등은 과감하게 수정하거나 추가하는 등 소설적인 장치를 두고 가우스라는 실존인물을 무겁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다만 가우스를 중심으로 독일이라는 당시의 정치와 주요역사적 인물과의 연관고리를 이해하기에는 다소 머리가 아파왔다. 가우스는 수학자다. 하지만 수학자이기 전에 천재인 그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킬만한 모든 학문이 그를 전문가로 만들었다.
어릴적 친지로부터 받았을거라 추정되는 수학서적을 통해 스스로 깨우쳐 이론을 받아들이고 공식으로 정형화 하는 과정은 일화를 축소했다고는 하나 대략의 짐작으로도 알 수 있을 정도 였다. 내가 관심있게 둔 부분은 가우스의 수학적인 측면은 솔직히 아니었다. 이전에도 그가 천재임은 익히 알고 있었기에 그가 받았을 예술적인 측면 및 그의 인간사 좀 더 농밀한 연애사가 궁금했었다. 하지만 모르는게 약이었을지도 모를 그의 결혼헤프닝은 나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첫번째 아내와사별하고 1년도 지나지 않아 결혼이라니, 좀 치사해보이긴 하지만 연애기간을 계산해 보면 아내가 출산으로 인한 지병으로 고통받을 때 물론 연구중이긴 했어도 그는 이미 다른 여인을 맘에 두고 있었다는 결론이 났다. 그것도 부인 요한나가 친구처럼 여겼던 민나라는 여자와 말이다.수학자가 순간 나쁜남자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거기에 연애사뿐아니라 자신의 아버지가 가우스에게 했던 행동들을 다른의미로 똑같이 재현하는 듯한 모습에서는 가우스가 천재이기는 하나 한사람의 인간임은 역시 부정할 수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전 그의 모습에 이시대의 청년의 모습을 발견한 것은 나뿐이 아닐 것이다. 수학보다 천문학이 훨씬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을 거란 장기적인 계획아래 천문학으로의 전문가로서의 입문을 원했던 것이 그렇다. 물론 그가 수학보다 천문학을 더 좋아했기에 그랬을 수도 있고 백작으로부터의 완전한 독립, 즉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기회로서 그렇게 판단했을 수도 있기는 하다. 어짜피 이 모든건 그의 생각이 아닌 저자와 독자의 판단에 의한 것이니 말이다.
가우스.  그의 뇌는 연구되어지고 보존되어진다. 그는 분명 인간의 두뇌를 그누구보다 활용했던 사람이다. 늘 그의 평전은 그의 그런 명민함에 초점이 맞혀져있었기에 어쩌면 천재는 외롭다는 공식을 성립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후베르트 마니아에 의해 집필된 가우스의 인생은 그는 천재적이었다라는 단일한 명제가 아닌 인간 가우스의 천재적인 부분을 포함, 인간 가우스의 삶을 조명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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