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유명한 소설가가 되었나
스티브 헬리 지음, 황소연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나는 어떻게 유명한 소설가가 되었나.

아뿔싸. 난 진정 소설가가 되어주는 라이팅 혹은 노블바이블 수준으로 이책을 생각했었다.

때문에 폭소를 연발하며 눈물겹게 읽다가 중반이후 부터 점차 독해력을 상실한 아이마냥 밍기적하게 읽기를 끝냈던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처럼 되지 않기를 책을 읽기전 표지에 대고 간절히 바람을 가져보았었다.

 

혹, 나와 같은 지레 겁먹은 독자에게 알려주고픈 말은 '소설'이니까 걱정말라는 거다.

저자의 전기소설도 아닌 순수하게 '소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유명한 소설가가 되는지가 궁금해서 집어들었던 독자나 검색을 통해 '진짜 글쓰기'를 배울 수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러 온 사람들이라면 소설이란 단어하나로 읽기를 포기한다면 그 또한 멈춰주길 바란다. 이책은 유명한 소설-유명한이란게 반드시 진실성을 갖춘 진짜 소설이 아니라는 경우를 두고, 오히려 판매량을 염두했다고 솔직히 밝힌다-가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긴 한다. 실상 그게 소설이었을지 언정 왠지 책에 나오는 대로 답습하면 엄청난 정도의 유명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 나 작가입니다' 정도의 유명도는 갖게 되지 않을까 하는 착각이 들정도로는 지침서의 역할을 해주긴 한다.

 

스티브 헬리.

내가 이전에 이작가를 알았던가. 나는 엄청나게 유명한 작가들을 제외하고는 책을 좋아한다고 말하기에 부끄러울만치 작가이름을 잘 기억해내지 못한다. 때문에 그의 이력을 다시금 살펴보며 확인해보았다. 이작가를 알았던가. 아니다. 알지못했다. 내가 거주하는 곳이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었던가, 아니면 미국 Tv프로그램을 즐겨 시청하는 어느정도의 어학실력을 갖춘 사람이었다면 알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자면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텔레비전 방송작가로 활동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첫 장편소설이 바로 '나는 어떻게 유명한 소설가가 되었나, How I Became a Famous Novelist' 인것이다. 고로 난 이작가의 글을 처음 만나게 된거다.

 

첫장편 소설치고는 꽤 괜찮다. 실제 판매부수를 확인해볼 맘은 들지 않지만 어쨌든 글속의 주인공 '피트 타슬로'가 원하는 목표치는 이루지 않았을까 싶다.

 

우선 책은 1,2 부로 나뉜다.

피트가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실제 유명한 소설가가 되는 것 까지와 그 이후에 천천히 나락-내가 보기에는 진정한 작가가 되는 배경과 과정이라고 보여진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 반대일지도 모르겠다. 1부가 나락, 2부가 상승?-하는 내리막길 부분이다.

 

1부. 개털에서 갑부로.

진정 그가 개털은 아니었다. 살포시 배신감이 인다. 그는 다니던 회사에서 짤린 뒤 실업보조금을 받으면서 그럭저럭 몇달을 먹고 살 수준의 경제력은 유지한 상태이므로 개털은 아니었다고 보는게 맞을듯. 뭐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만 일단 개털이 아니었다, 경제적으로 극심한환경에서 소설가가 되려고 했던게 아닌 정말이지 순수하게 X걸프랜드인 폴리의 결혼식에서 좀 더 당당하게 심지어 그녀에게 제대로 한방먹일 수 있는 발판으로 유명한 소설가가 되기로 한거다. 

 

'작가 피트 타슬로에게 선택받아 자리를 뜨는 그녀는 자신을 곁눈질 하는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속으로 쾌재를 부를 것이다. 그리고 폴리는 자신의 결혼식에서 주객이 전도되었다고 느끼며 울화통을 터뜨리고, 부케를 테이블 위에 내동댕이 칠것이다. p.55'

 

그가 유명한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한 뒤 실행에 옮긴 첫번째는 반디 앤 노블로 가서 소위 잘팔리는, 고로 유명한 베스트셀러들을 점검하는 일이었다. 어떤 요소가 가미되고, 어떤 문체가 독자에게 잘먹히는지 더불어 어떻게 사기 를 쳐야 걸리지 않고 진정성을 적잖이 우롱할 수 있는지를 말이다. 유명한 소설들의 공통점을 발견, 그에게 제대로 영감을 가져다준 프레스턴 브룩스-진실성? 그거 다 사기야라고 말해주는 그의 절대적 반대론자이며 그에게 진정성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혹은 발견할 수 있는 계기를 준 작가-를 통해 슬슬 작가가 되기 위한 그의 출발은 무리없이 진행된다.

 

'그때 모든 퍼즐 조각들이 하나로 맞춰졌다. 항상 프레스턴 브룩스가 내 영감을 자극한다고 내가 말하는 이유는 바로 이때문이다. 바로 그 순간, 나는 그의 정체를 파악했다. 그는 참으로 엄청나고 터무니 없는 뻥쟁이인 것이다. p.50'

 

유명작가로서의 첫번째 행보가 유명한소설을 분석, 토대를 잡는 거였다면 이제는 글로 풀어내는 일이다. 작업실 또한 제대로 진정성있는

작가로 보여지기 위해 그는 레즈비언이자 전직 변호사인 에블린 이모와 그의 애인 마거릿이 있는 버몬트로가서 작업에 몰입? 한다. 순차적으로 진행된 작업의 결말은 역시 그의 예상대로 '성공'이었다. 성공적으로 작가의 길에 들어선 그는 폴리의 결혼식에 그가 꿈꿔왔던 복수극을 상상하며 결혼선물까지 완벽하게 준비하지만 그 복수극의 결과는 그의 작가로서의 성공과는 달리 '실패'로 끝난다.

가식과 위선으로 똘똘 뭉쳐 피트에게만큼은 마녀였던 폴리가 결혼식 날 신부로서는 10000% 진정으로 행복하고 아름다운 신부가 되었을 뿐 아니라 그녀를 둘러싼 주변환경은 물론 그가 은근슬쩍 놀려왔던 폴리의 남편의 국적, 호주에 대한 시비거리를 그 누구도 제공하지 않았

기 때문이다. 아니 이미 폴리가 그와의 경쟁자체가 애초에 이뤄질 수 없을 만큼 행복한 미소를 남발하던 그 때부터 그의 패배는 확신되었다고 밖에는 할 수 없다. 온간 추태로 얼룩진 그의 망가진 복수극을 시작으로 그에게 여러가지 좋지 않은 사건이 터진다.

 

2부에서는 그 사건들의 대한 에피소드가 펼쳐지고, 약간의 독자로 하여금 반전아닌 반전을 던지는데 고백하자면, 난 짐작을 못했더란 말이다. 그래서 더 즐거웠지만. 그 일련의 과정과 사건을 조금도 발설하지 않는 것은 아직 책을 읽지 않고 내 리뷰를 읽는 독자들의 재미를 고려한 나름의 배려라고 생각해 주길.

 

중요한건 누구나 유명한 소설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그작업에 있어서 피트는 다소 진정성이 없었다고, 그 누구도 진정성은 없다고

말하긴 했지만 그 작업자체가 난 진정성을 동반하지 않고는 결코 성공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그가 그토록 사기꾼이라고 매도했던 프레스턴 브룩스의 진정성의 여부는 책속에서야 어설프게 나마 피트가 틀렸던거라고 보여졌을

지는 몰라도 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피트가 진정성 있는 '인간'으로 보였다는 것이 중요하다. 버림받았던 여친에게 복수하기 위해 성공

하고 싶다는 생각을 안해본 사람들은 없었을 것이며-만약 그런 인간에게 청첩장을 받거나 비슷한 내용의 드라마를 볼 때의 간접적인 경험

전부를 포함해서- 추태를 부렸을지 언정 난 그가 복수를 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그가 정말로 싫어하는 게으를지언정 포기하지는 않는다는 그의 말이 가슴에 제대로 와닿았기 때문이다. -이럴때는 꽂혔다고 표현해야 딱인데 아쉽다.- 때문에 초반에 다소 지루하고 악의적으로

프레스턴을 공격하는 피트역시 난 참 사랑스럽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즐거웠다. 때문에 난 이소설은 유명한 소설을 쓰기위한 방법을 모색

하기 위해 읽고자 하는 예비소설가들도, 그냥 재미를 위한 소설을 찾는 애독가에게도, 통쾌한 복수극을 원하는 지독히 버림받은 솔로들에

게도 감히 강추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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