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를 기울이는 법
롭 워커 지음, 이혜진 옮김 / 마주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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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단 한 시간만이라도, 의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데 쓴다고  상상해보자. 그러면 우리가 보고, 감각하고, 생각하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질까? (…)

그리고 얼마나 재미있어질까? 13쪽


롭 워커의 <주의를 기울이는 법>과 함께 ‘주의를 기울이며’ 보낸 지난 몇 주, 내게는 어떤 변화가, 얼마나 즐거운 일들이 있었을까. 같은 것을 다르게 보거나, 같은 장소를 다른 때에 관찰하는 등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여러가지 다양한 방식을 안내하는 이 책에는 난이도에 따른 표기로 바로 해볼 수 있는 것, 어느정도의 준비가 필요한 방식등을 점의 갯수로 구분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자 역시 이 책을 순차적이 아니라 골라서 읽는 등 맘에 드는 방식대로 읽어도 좋다고 권한다. 그래서 내가 택한 방식은 바로 해볼 수 있는 쉬운 방법부터 적용해보았다. 내게만 쉬운 방법들도 있었는데 그 이유는 평소에도 주변을 살피는 편인데다 저자가 직접적으로 언급한 <아티스테 웨이>에서 제안한 ‘아티스트 데이트’를 20여년 전부터 비정기적으로 해왔기 때문이다.


캐머런의 프로그램은 창의성을 ‘회복한다’는 개념을 중심으로 짜여 있는데, 그는 매주 ‘아티스트 데이트’를 일정에 넣으라고 말한다. 아티스트 데이트란 “일주일에 한 번,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무언가를 탐험하러 혼자 떠나는 축제 같은 외출” 이다. 79쪽


날을 정해서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일을 한다는 점에서 분명 아티스트 데이트는 훌륭하지만 롭 워커의 <주의를 기울이는 법>의 핵심은 우리의 시도가 반드시 생산적인 것과 이어질 필요는 없다고 처음부터 이야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상을 오랜 시간 찬찬히 살피는 방식이라든가, 미술관 여기저기를 살펴가며 먼지를 찾아내는 일들이 마냥 즐거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비엔날레 전시 관람 때 이 책을 가져간 이유도 그동안 전시해설과 전공자이거나 문화예술교육사로서의 시선을 내려놓고 아이와 함께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바라볼 수 있었다.


“미술관은 우리가 사물을 특정한 방식으로 보게 만드는 특수한 공간이다. 미술관은 ‘보는 법’을 가르쳐주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쩌면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한 훈련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112쪽


무언가 메모하고 설명하려던 기존의 나를 내려놓고 아이는 아이대로, 나는 나대로 눈에 들어와 마음을 붙잡는 작품앞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아이는 탁구와 관련된 작품앞에서 쉴새없이 움직였고, 레고만보기 작품 앞에선 오랜시간을 미동도 없이 앉아있었다. 그야말로 ‘주의를 기울이며’ 바라보았다. 


보들레르는 이렇게 썼다. “아이는 모든 것을 새롭게 본다. 언제나 취해 있다.” (…)

이것이 바로 “유년기의 천재성, 삶의 어떤 측면도 진부하게 여기지 않는 천재성”이다. 138쪽


최근 피아노 독주부터 교향곡 그리고 포크송에 이르기까지 거장들의 음반을 들으며 평전을 읽고 있는데 ‘이선 하인’이 제안한 ‘선택적 듣기’(난이도 해볼만함)를 시도해보았다. 이 책을 읽었기에 해볼 수 있었던 경험이었고, 그 경험은 정말이지 이 책을 관통해 가장 권하고 싶은 ‘주의를 기울이는 방법’ 중 하나였다. 한 곡의 노래가 시작되면 그 안에서 특정 소리(보컬도 무방)를 정해 집중해서 듣는 것이다. 비틀즈의 팬이 이선의 방식을 통해 비틀즈 앨범을 듣고선 “평생 흑백으로 보던 것을 컬러로 보는 것 같다”(172쪽)라고 말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시도는 했으나 완벽하게 마무리 하지 못한 것은 ‘디지털 묵언’이다. 난이도가 ‘해볼만함’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어떤 것보다 어렵게 느껴져 개인적으로 조금 당황했다. 오히려 실생활에서 묵언을 하는 것보다 ‘디지털 묵언’이 더 어려운 시대라고 느껴졌다. 이처럼 저자가 정한 난이도가 독자마다 다 다를테니 이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직접 해보길 권한다. 생각하는 방식이 분명 달라질 것이다.


#주의를기울이는법 #롭워커 #마주 @maju_publis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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