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수염
아나벨라 로페스 지음 / 아트북프레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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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방에라도 들어가고 싶으면 들어가보오. 단 하나, 궁궐 제일 꼭대기 방에는 들어가지 마오. 🗝️

성서의 선악과 열매를 포함 해 ‘단 하나’ 안될 뿐 인데 꼭 그 하나를 참지 못해서 생명을 포함한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모티브는 우리에게 더는 새롭지 않다. 하지만 희안하게 새롭지 않은 그 이야기는 자꾸만 듣고 싶고 읽고 싶어진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상상이 가능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샤를 페로의 <푸른 수염>을 아나벨라 로페스 작가의 글과 그림으로 다시 만든 <푸름 수염>은 앞뒤 면지부터 푸른 수염으로 가득 채워져 이야기가 끝난 순간까지도 그 강렬함이 지속된다. 그리고 여지없이 그 질문의 대한 답을 고민하게 된다. 사랑해서 결혼 한 나의 남편이 ‘단 하나, 궁궐 제일 꼭대기 방’에만 들어가지 말라고 했을 때 바로 납득하고 응해줄 수 있을까?



‘남편이 나에게 뭔가 숨기고 있는 게 있나? 그 이상한 방에는 뭐가 있을까?’



푸른 수염에 대한 의심으로 아내는 집에 놀러와 남편의 엄청난 부에 감탄하고 있는 친구들의 칭찬은 들리지도 않는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내 소유’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 편이라 굳이 열쇠로 닫혀져 있는데다 배우자가 경고한 방에 들어간다는 것이 납득되지 않았다.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최근 알게 된 한 연쇄살인사건 다큐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수십년을 가정과 직장은 물론 이웃에게 변함없이 다정했던 한 남성이 끔찍한 연쇄살인을 저지른 범죄자였기 때문이다. 그러니 저렇게 말하고 출장을 간다면 그 방을 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더군다나 작품 속 푸름 수엽 역시 여자의 환심을 사는 방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딸들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음침한 집안과 분위기로 만나볼 생각이 없었던 자매를 성대한 파티를 열어 찬찬히 거리를 좁혀가며 결국 강제가 아닌 사랑으로 결혼한다.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만든 원작에 으스스한 스릴러는 그대로 유지하고 ‘여성 모두를 위한’ 그림책으로 재탄생한 <푸른 수염>.


결코 누군가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혹은 보여줄 수 없는 ‘궁궐 제일 꼭대기 방’에 숨겨둔 것은 무엇일까. 파랑은 우울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치유를 의미하기도 한다. 심리학에서는 꺼내어 보여주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치유도 어렵다고 말한다. 내 안의 숨겨둔 방이 상처이자 아픔이라면 이 책이 열쇠가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푸른수염 #아나벨라로페스 #Barbazul
@artbook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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